中 사업가, 당 심문 뒤 극단적 선택…중국 내 기업들이 직면한 딜레마

제인 타오(Jane Tao), 린 쑤(Lynn Xu)
2023년 11월 22일 오후 7:36 업데이트: 2023년 11월 22일 오후 8:37

중국 창저우에서 한 사업가가 중국 당국의 심문을 받은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공산당의 약탈적 성격과 중국 내 기업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중국 창저우 화리 유압윤활설비 주식회사는 중국 메신저 위챗을 통해 “회사 대표 청용(44)이 협박에 못 이겨 현지 공무원이 연루된 뇌물 수수 계획에 가담했다고 자백했으며, 자백 후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이후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다.

청 회장은 앞서 이달 8일부터 중국공산당 산하 징계기구인 기율검사위원회에서 사흘 동안 심문을 받았다.

사흘 뒤인 11일 청 회장은 “나는 정부 관리의 뇌물 수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맹세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했다. 투신 직전 청 회장은 위챗에 “취조실에서의 시간을 견딜 수 없었다”고 묘사하는 글을 게재했으며, 아울러 자신이 뇌물 수수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기율검사위원회에 보냈다.

유족 측은 현지 매체에 “청 회장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심문을 받는 동안에는 하루에 1~2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고 전했다. 유족에 따르면, 조사가 끝나고 사망 전날인 10일 밤 11시께 귀가한 청 대표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남겼다.

청 회장의 부고 소식을 전한 회사의 위챗 게시물은 삭제됐다.  중국 언론들의 해당 사건 관련 보도 역시 검열 조치됐다.

청 회장이 숨진 당일 회사 직원들과 유족들은 창저우 시청 앞에서 청 회장의 처우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으나, 중국 공안이 이들을 강제 해산시켰다.

감시자들

중국공산당 기관, 금융 기관 등을 막론하고 중국에는 많은 징계기구가 각 기관마다 산재해 있다. 이런 기구들은 기관 관계자들의 부정부패 또는 공산당 규율 위반 여부를 조사한다.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가 멩준은 에포크타임스에 “중국에 있는 사업 동료들 중 상당수가 징계기구로부터 조사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기업 임원으로 기율검사위원회의 강압과 협박 등에 시달리던 멩 씨의 한 지인은 얼마 전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했다.

멩 씨는 “공무원 한 명이 조사를 받으면 그 공무원과 관련된 민간 사업가들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표현했다.

징계기구인 기율검사위원회는 기소 대상과 조사 범위를 직접 결정할 재량권이 있다. 멩 씨는 “기율검사위원회 관계자가 ‘조사 협조’를 위한다며 일대일 대화를 요청하는 것은 즉 ‘이 사건은 당신에게 달려 있으니 당신이 배상해야 하며, 어떻게 할 것인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는 암시다”라고 설명했다.

또 “청 회장 사망 사건의 진실은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면서 “중국공산당 관리와 어느 정도 관계를 맺지 않는 한 중국에서 기업이 수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생전 청 회장 역시 중국공산당 당원이었다.

창저우 시 당국은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창저우 화리 유압윤활설비 주식회사의 청용 회장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에포크타임스

돈은 어디에?

청 회장이 사망한 뒤인 이달 14일 청 회장의 변호인 측은 중국 최고 사정기구인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편지를 보내 “창저우 기율검사위원회가 주장한 뇌물 800만 위안(한화 약 15억원)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에 따르면, 창저우 기율위는 이번 사건에서 자신들이, 부정부패를 저질렀다고 지목한 현지 관리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것이 목표였다. 유죄를 선고하기 위해서는 증인과 물적 증거가 필요했고, 그 역할에 청 회장이 걸렸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변호인 측은 “이렇게 민간 사업가를 협박해 자백을 강요하는 것은 무고한 경영진의 재산을 몰수함으로써 수입을 창출하고 동시에 기율위 간부들의 승진을 위한 실적을 쌓으려는 목적”이라고 일갈했다.

기업들의 딜레마

그간 청 회장의 화리 회사와 거래해 온 현지 기업가 A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관리들에게 회사 배당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관행은 중국에서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A씨는 품질 감독관과 기타 다른 조사원들 등 공무원들은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아 지역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다고 전하며 “중국 당국은 민간 기업들의 돈을 거의 완전히 고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 민간 기업 경영진들은 창업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 대부분은 중국공산당 정권이 수십 년 동안 우리를 착취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때문에 우리 후손이 사업을 계속 경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모든 돈이 중국공산당의 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다음 세대가 민간 기업을 운영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A씨는 중국의 정부 부채와 가계 부채는 증가한 반면 재정 수입과 가계 소득은 반대로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향후 2년 동안은 계속 불안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멩 씨는 민간 부문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노력해 성과를 낼수록 중국공산당이 그만큼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은 민간 기업을 지원하지 않는다. 중국공산당의 통치하에서 민간 기업은 도살을 앞둔 양에 불과하다. 중국공산당은 민간 기업에 관련된 사람들의 삶을 지배한다.”

점점 더 많은 중국 기업이 문을 닫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처럼 수십억 위안의 벌금을 내고 중국을 떠나며 위험을 피하는 경영진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영진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한때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중국 헝다그룹 쉬자인 회장은 현재 중국 공안의 통제를 받고 있다. 멩 씨는 기업가들을 향해 “중국공산당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