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변호사, ‘우한 폐렴’ 은폐한 보건당국에 투명성 요구 서한 “중국인만 늦게 알아”

올리비아 리
2020년 1월 25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25일

중국의 변호사가 ‘우한 폐렴’ 발생 사실을 은폐한 보건당국에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인권 변호사 셰옌이(謝燕益)는 중국 국가보건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첫 환자 진단 시기, 국가 및 지역 차원의 비상 대응계획, 공공장소에서 해야 할 예방조치,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국민 지침, 발병 상황을 일찍 공개하지 않은 이유 등을 공개하라”고 했다.

셰 변호사는 중문판 에포크타임스와 온라인 인터뷰에서 중국 헌법과 공중보건 관련법을 인용하며 “당국은 인명 피해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는 직무유기이자 중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당국이 20일 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염을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 대다수 중국인은 우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한 폐렴의 발생과 확산과정을 일자별로 정리하며 은폐 정황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한 폐렴은 지난해 12월 30일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서 ‘원인미상의 폐렴 치료에 관한 긴급공지’를 지역 내 의료기관에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국 외부 언론을 중심으로 관련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보건당국은 10일 후인 1월 9일에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발표했다.

또 다음날일 11일에는 ‘사람 간 전염’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충분히 통제 가능한 상황이라고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같은 날 중국의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 연구 최고권위자인 왕광파(王廣發) 베이징대 제1의원 호흡기·중증의학과 주임이 관영 언론을 통해 “우한 폐렴은 통제되고 있다”며 보건당국의 발표에 힘을 실어줬다. 공교롭게도 왕 의원은 우한 폐렴 환자를 진찰하면서 방역 고글을 쓰지 않아 전염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21일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알려졌다.

15일 중국 보건당국은 우회적인 어조로 “사람 간 전염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제한적으로 사람 간 전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일 새벽,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가 “이틀 만에 136명이 우한 폐렴 진단을 받았다”며 감염자 급증 소식을 알렸고, 이날 밤늦게 보건당국은 “우한에 파견한 전문가 그룹을 통해 우한 지역에서 집단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이 사례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셰 변호사는 “1월 19일까지 중국에서는 우한 폐렴에 대한 보도 자체가 드물었다”며 “이용자가 적은 온라인 매체에서만 뉴스가 나왔다”고 했다. 국제사회는 외신보도를 통해 보건당국 발표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었지만, 중국에서는 언론이 입을 다물었다는 것이다.

그는 “20일 보건당국 발표 전까지, 우한 폐렴 뉴스를 찾아봤는데 지난 4일 뉴스포털 넷이즈에 실린 ‘홍콩에서 7건 폐렴 의심 사례, 지방 정부 심각한 대책 마련’ 한 편밖에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 외에는 중국 국가 보건위원회에서 1월 1일 발표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질병 관리 지침서’가 19일 뉴스포털 시나닷컴에 올라온 정도였다고 셰 변호사는 지적했다.

그 사이, 해외 연구기관에서는 감염자가 확산하고 있으며 천 명이 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7일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대학그룹의 세계 감염병 분석센터는 같은 해 12일까지 감염자를 1723명으로 추정하며 “사람 간 전염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분석센터는 23일 추가 감염사례를 근거로 감염자 추정치를 4천명으로 재계산했다.

셰 변호사는 “(중국) 보건당국자들에게 진실을 감추는 동기가 뭐냐고 묻고 싶다”며 “홍콩·일본·한국에서 훨씬 일찍부터 우한에서 오는 방문객을 선별하기 시작했는데, 중국 전역에서는 사람들이 위기가 전혀 없는 것처럼 일상생활을 계속했다”고 개탄했다.

셰 변호사는 2015년 7월 중국 당국의 인권 활동가 체포작전 당시 ‘정부 전복 혐의’로 연행돼 18개월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는 그해 5월 공안이 쏜 총에 맞아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사망한 조선족 남성의 변호를 맡았었다. 또한 중국에서 가장 심한 인권탄압을 받는 파룬궁 수련자들을 변호해 당국으로부터 ‘규정을 위반하는 인물’로 찍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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