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명 논객, “반미는 직업 친미는 생활?”

반미 선동으로 돈 벌어 미국에 고가 주택 구입
최창근
2022년 08월 22일 오후 3:34 업데이트: 2022년 08월 22일 오후 3:34

‘반미는 직업, 친미는 생활’은 중화권 누리꾼 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입으로는 ‘반미(反美)’를 외치지만 실제 생활은 ‘친미(親美)’적인 중국 공산당 간부, 정부 관료, 평론가, 인터넷 인플루언서들의 이중 행각을 비꼬는 말이다.

이번에는 극단적인 반미 논조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SNS)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한 중국인 논객이 도마에 올랐다. 주인공은 ‘스마난(司馬南·사마남)’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명 시사평론가 위리(於力)이다.

스마난은 1956년 헤이룽장(黑龍江省)성 태생이다. 문화대혁명(1966~76년)기에 낙향하여 선양(瀋陽)군구 헤이룽장(黑龍江) 생산건설병단(生產建設兵團)에서 복무했다. 이후 하얼빈상업대학(哈爾濱商業大學)을 졸업하고 국가 공무원, 신문 기자, 방송 진행자 등으로 활동했다.

스마난이 명성을 얻은 이유는 극단적인 반미 논조를 펼쳐서이다. 그는 평소 “미국은 전 세계의 적이며 각국을 착취하는 거대한 종양 덩어리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중국 애국주의에 편승해 스타로 떠올랐다. 소셜미디어 팔로워만 웨이보 307만 명, 더우인 2203만 명, 퉈탸오 1031만 명 등 3500만 명에 달한다.

반미를 외치는 스마난의 이중 행각이 들통난 것은 2012년이다. 그해 1월, 스마난은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을 만나러 미국 워싱턴DC행 비행기에 올랐다. 탑승 전 “미국은 전 세계의 적, 세계 각국을 착취하는 거대한 종양 덩어리이다.”라는 글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게시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스마난을 알아본 중국인들이 반미투사의 미국행을 비난하자 당황한 그는 “반미를 하는 것은 나의 직업일 뿐이고 아내와 딸이 있는 미국에 온 것은 생활일 뿐이다. 일과 생활을 구분해 주기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황급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후 중국 누리꾼들은 “우리의 반미투사가 그렇게 진지하게 일과 생활을 구분해 달라고 할지 몰랐다.”는 등의 조롱성 댓글을 쏟아냈다. ‘반미는 직업, 친미는 생활(反美是工作, 親美是生活)’이라는 말도 중화권 네티즌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졌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딸 시밍쩌의 미국 하버드대 졸업 사진(좌)과 시진핑-펑리위안 부부(우). | NTD TV.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8월 20일, 스마난의 모든 SNS 계정이 폐쇄됐다. 대만 언론들은 반미투사 스마난의 SNS 계정 동시 폐쇄 이유로 그가 12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가 주택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해당 사실을 중국 변호사가 폭로했고 스마난은 시인했다. 스마난은 2010년 25만 7천 달러(약 3억 4천만원)를 들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주택을 구입했다. 현 시가는 58만 달러(약 7억 7천만 원)에 달한다. 중국 누리꾼들은 “반미는 일이고 미국행은 생활이냐?” “25만 7천 달러는 2010년 당시 중국 일반 근로자들 137명이 1년간 식음을 전폐하고 모아야 벌 수 있는 돈이었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대만 일간지 ‘자유시보(自由時報)’는 “미국을 암(癌) 덩어리라고 비판한 그가 사실은 미국에 막대한 세금을 내면서 그 암을 키우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스마난의 미국 주택 구매 사실이 12년 만에 폭로된 점 등을 들어 2022년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3연임) 확정을 앞두고 미국 유학 중인 자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공산당 지도부에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중국 국가 지도부 자녀들의 미국 유학은 부지기수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외동딸 시밍쩌(習明澤)는 중국 저장대 입학 후 2010년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에 편입해 2015년 졸업했다. 국가 권력 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의 딸도 베이징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시진핑의 정적으로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공산당위원회 서기의 외아들 보과과(薄瓜瓜)도 하버드대 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