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완공 부동산에 39조400억원 특별 대출…전문가 “별 도움 안 된다”

정향선 인턴기자
2022년 09월 1일 오전 7:11 업데이트: 2022년 09월 1일 오전 8:21

중국 당국이 완공 일자를 지키지 못해 주택을 인도하지 못하고 있는 건설업체들에게 은행 특별대출을 해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 시사평론가는 중국 당국의 정책적 지원은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中 당국 “주택 계약주들 ‘입주 보장’ 위해 39조400억원 대출 제공할 것” 

29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주택 계약자들이 예정대로 입주할 수 있도록 건설회사들에 주택건설비용 명목으로 2000억 위안(39조400억원)의 은행 특별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우선 국가개발(國家開發)은행, 중국농업발전(農業發展)은행이 현재의 대출 한도 내에서 특별대출을 해줄 예정이다. 이어 중국수출입(進出口)은행도 특별대출에 참여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해당 은행들을 감독한다.  

국가개발은행, 중국농업발전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은 중국의 3대 국책은행이다. 

당국은 이번 특별대출을 받을 대상을 제한했다. 주택을 선분양했거나 완공 시한을 넘겼거나 현재 상태로는 주택을 인도하기 어려운 업체만 대출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특별대출을 해주면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거나 부동산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금융기관들, 中 당국의 ‘부동산 구조’ 호소에 소극적”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28일 지방정부들에 “주택 입주를 보장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책적 책임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지금까지 10개 이상의 지방정부들이 ‘입주 보장’ 정책을 내놨다. 여러 지방 정부들은 ‘구조 자금’을 마련하려고 나섰다. 

하지만 8월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부 국영은행, 자산관리 회사들은 ‘부동산 산업을 구하자’는 당국의 호소를 외면하는 것은 물론 관련 채권 매입까지 줄이고 있다.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해서다. 

통신은 7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부동산 기업들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그들은 해당 기업들과 협력하면 손해를 입을까 봐 우려한다”고 전했다. 

상하이에 있는 한 자산관리 회사의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채권이 만기 되기 전에 일어날 파동을 감당할 수 없다. 회사 재정 건전성을 망칠까 봐 걱정된다”며 “전체 시장에 비관적인 분위기가 만연해 있으며 어떤 부동산 관련 사업도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당국의 정책에 따라 더 많은 은행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 (부동산 관련) 채권을 발행해도 판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 39조400억원으로는 ‘란웨이러우(爛尾樓)’ 사태를 수습하기에 역부족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중국의 326개 성·시·현에서 ‘란웨이러우(爛尾樓·시공이 중단된 건물)’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거부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주택담보대출 상환이 끊길 위험이 있는 부실 부동산 대출은 1500억~7200억 달러(약 201조3750억~966조6000억원)에 달한다. 

시사평론가 리린이(李林一)는 에포크타임스에 “지금 중국 당국이 내놓은 특별대출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을 구하려 할수록 시장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는 더욱 크게 흔들릴 것이다. 중국인들의 부동산 구매 욕구가 대폭 줄어들 경우 더 많은 사람이, 소유한 부동산을 팔아 현금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부동산 가격 하락 – 매출 저하 – 가격 하락의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2000억 위안은 ‘란웨이러우’ 사태를 수습할 수 없을뿐더러 중국 당국은 이번 대출 프로젝트 때문에 더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

중국 내 부동산 산업의 위기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수석부회장은 올 1월 한경닷컴 기고문에서 “중국 부동산 산업의 불황은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부동산 경제가 위축될 경우 우리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리 없다. 한국의 경제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5월에 발표한 <금융 안정 보고서(Financial Stability Report)>에서 ‘중국 부동산 위기’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비중의 금융위기 요인으로 소개했다(보고서).

보고서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악화될 경우 중국 은행들은 대출을 줄일 것이며 이로 인해 중국의 GDP 성장도 둔화될 것”이라며 “연준은 연구를 통해 과거 중국의 GDP 역성장은 글로벌 상품 가격과 기타 국가들 간의 무역량에 악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와 금융의 규모, 그리고 세계 기타 지역과의 광범위한 무역 연결을 고려하면 중국 금융시장의 압력은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악화시키고 경제 활동 중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모두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