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얀마 쿠데타에 ‘안정’ 촉구…전문가 “일대일로 차질 우려한 것”

이윤정
2021년 2월 3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3일

미얀마 군부가 지난 1일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비롯해 윈 민 대통령과 일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태 발생 후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며 민주주의, 자유, 인권 존중을 호소하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중공)은 미얀마의 정치·사회적 ‘안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공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인해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미얀마 사태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 결과를 놓고 군부가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쿠데타 가능성을 시사해 오던 중 정국에 긴장이 조성되면서 일어났다. 미얀마 군부는 부정선거를 처벌한 뒤 공정하게 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미얀마 군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얀마 국민들이 선거에서 보여준 의지를 존중한다며 “미국은 민주주의, 자유, 평화와 발전을 갈망하는 미얀마 국민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군부가 미얀마의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즉시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모든 지도자는 의미 있는 대화를 하고 폭력을 자제하며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존중하면서 미얀마의 민주개혁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얀마 각 정당이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서 의견 차이를 적절히 처리하고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의 시사분석 프로그램인 ‘신원칸뎬'(新聞看點·뉴스초점)의 진행자 리무양은 중공이 유독 미얀마의 안정을 촉구하는 것에 대해 “중공이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로 인해 일대일로 계획이 좌절될 것을 우려한다”고 해석했다.

시진핑, 중국 내·외 비난 무릅쓰고 미얀마 방문 

지난해 1월 17, 18일 시진핑 총서기가 미얀마를 방문했다. 

당시 중국은 우한에서 중공 폐렴 사태가 발생해 전염병 대유행이 시작된 상황이었다.

한편,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는 군이 현지 로힝야족을 탄압하는 것을 허용하고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군의 ‘대량학살’ 행위를 직접 변호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얀마를 방문한 시진핑의 행보는 중국 내의 비난 여론과 함께 국제사회의 불만과 로힝야족의 분노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그런데도 시진핑이 아웅산 수치를 만난 것은 미얀마가 중공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핵심 국가이기 때문이라는 게 리무양의 분석이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는 21세기 해상, 육상 실크로드 건설 프로젝트로 2013년 시진핑 총서기가 제시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주변의 60여 개국이 거대 경제권을 구성해 대규모 물류, 에너지, 금융 네트워크를 건설한다는 구상이지만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일대일로 참여국들이 중국에 채무 탕감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중공이 일대일로를 통해 미국을 견제하고 세계를 지배할 경제권과 세력권을 만들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위안화를 국제적 통용 화폐로 만들어 세계가 중국의 결제 시스템에 의존하게 하고 중국의 네트워크와 휴대전화 및 고속철을 사용하게 만들어 교통·통신을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중공이 남아시아의 소국인 미얀마에 주목한 것은 미얀마의 긴 해안선이 인도양으로 가는 전략적 출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AFP통신은 미얀마를 중공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국가로 지목했다.

중공, 일대일로 핵심인 미얀마의 쿠데타로 거액 날릴 판

중국은 미얀마에 중국-미얀마 경제회랑 건설을 제시했다. 

‘경제회랑(economic corridor)’은 주요 경제권을 철도·도로 등 물류망을 중심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일대일로 계획의 핵심이다.

여기에는 인도양으로 통하는 심수항, 미얀마 차우크퓨 특별경제구역 건설 등이 포함됐다.

중공은 미얀마 서부 라킨주에 위치한 심수항에 13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었다. 라디오 프랑스 앵테프나쇼날(RFI)은 “라킨주는 로힝야족 비극의 중심이자 미얀마군과 로힝야족의 무장 충돌의 무대”라고 지적했다.

만일 라킨주 폭력 사태가 계속된다면 중공의 심수항 건설 계획은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중공은 미얀마 당국의 로힝야족에 대한 폭력적 탄압을 지지했다. 심지어 서양 강국들이 미얀마 당국을 비판했을 때도 미얀마 정부에 수백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이 외에도 중공은 2014년 중단된 중국-미얀마의 철도 건설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중공은 라킨주의 심수항과 쿤밍을 잇는 약 2천km의 철도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이 철도선은 중국-미얀마의 송유관 및 가스 파이프라인과 거의 평행선을 이루게 된다.

이 철도가 건설되면 중공의 일대일로가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경제회랑이 완성되지만, 여기에는 중공에 큰 골칫거리가 하나 있다. 라킨주에서는 반정부 무장 조직 활동으로 인한 무력 충돌이 자주 일어나고 철도 노선은 미얀마 북부 산악지대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9년 체결된 36억 달러 규모의 미트소네 댐 건설 프로젝트도 있다. 이 프로젝트는 현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2011년에 중단됐다. 주민들은 이 프로젝트로 인해 넓은 면적의 땅이 물에 잠기고 현지의 이라와디강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아웅산 수치도 처음엔 이 댐 건설에 반대했지만, 중공과 접촉한 뒤 태도를 바꿨다. 그녀는 이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미얀마인들에게 댐 건설을 재검토할 것을 호소했다. 뤄차오후이 중공 외교부 부부장은 시진핑의 미얀마 방문에 앞서 “중국과 미얀마가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아웅산 수치를 비롯한 미얀마 정부 고위 인사들이 군부에 의해 감금된 상태다. 이는 미얀마에서의 중공의 일대일로 계획이 큰 타격을 입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크고 중공이 미얀마에 뿌린 수백억 달러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미얀마 정국의 불안은 미얀마를 거점으로 인도양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중공의 장기 전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안 총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군부가 미얀마 정권을 인수한 만큼 앞서 베이징과 맺은 합의는 다시 체결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 교수는 “미얀마의 중앙과 지방의 이익은 서로 맞지 않거나 충돌할 수도 있다”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각 지방과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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