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제로 코로나 비판한 WHO 사무총장 글·영상 삭제

강우찬
2022년 05월 13일 오후 3:36 업데이트: 2022년 05월 13일 오후 6:14

중국 정부가 자국의 방역을 비판한 세계보건기구(WHO) 수장을 자국 인터넷에서 ‘삭제’했다

11일 중국 인터넷 검열 당국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 자국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게재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사진과 연설 등을 삭제하고 관련 게시물에 대한 검열을 강화했다.

전날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다른 전략으로 전환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와 WHO 고위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밀월관계를 유지했지만, 이날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WHO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11일 오전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전날 거브러여수스의 발언 내용을 중국어로 번역해 올리며 중국 정부를 재차 압박했다.

곧 급진 과격 네티즌들이 해당 계정에 몰려와 “타도 WHO”, “WHO 계정 정지” 등의 댓글을 달며 항의했다.

현재 웨이보에서는 WHO의 게시물이 삭제됐으며, 관련 내용을 검색하면 ‘정책 위반’이라는 안내문이 표시된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이름을 넣은 해시태그도 이날 오전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다만, 그의 이름이 언급됐지만 ‘제로 코로나’ 비판과 무관한 게시물은 열람할 수 있다.

인구 2500만 상하이를 포함해 중국 내 수십 개 주요 도시에서 방역을 내세운 봉쇄가 이어지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강압적 통제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여론을 수용하기보다는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는 기존 관행대로 대응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지난 5일 한 달 반 만에 직접 당(黨) 최고 지도부 방역 회의를 주재하고 ‘제로 코로나’에 대한 의문 제기에 단호히 대처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