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영국 사립학교 잇따라 인수…英 정계 “정부 대응 촉구”

이윤정
2021년 2월 23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23일

중국 기업이 중공 폐렴 확산으로 경영난에 빠진 영국의 사립학교를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영국 정치인들은 이들 기업 배후에 중국 공산당(중공) 고위층 관리가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영국 정부의 즉각적 대응을 촉구했다.

영국 주간지 더메일온선데이는 지난 21일 영국 내 수백 개 사립학교가 전염병으로 곤경에 처한 가운데 중국 투자자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공 폐렴이 확산하면서 영국의 사립학교들은 입학률이 낮아지고 유학생 유입이 급격히 줄어 자금난에 봉착했다. 이러한 경영 위기를 틈타 중국 자본가들이 인수에 나선 것이다.

중국 기업이 지금까지 인수한 영국 사립학교는 17개이며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중공, 영국 명문 학교 인수해 ‘일대일로’ 확산

지난해 한 중국계 기업이 스탠퍼드셔주 리치필드 인근의 ‘애보츠 블롬리’ 등 2019년에 문을 닫은 3개 학교를 매입했다.

중국 최대의 학교 운영업체인 ‘브라이트 스콜라’ 그룹은 2018년부터 2년에 걸쳐 본머스 컬리지에이트 스쿨, 래넬리, 세인트 마이클 스쿨, 보스워스 인디펜던트 컬리지 등 다수의 학교를 매입했다.

‘브라이트 스콜라’는 아시아 최대 여성 갑부이자 비구이위안(碧桂園) 그룹의 회장인 양후이옌 소유다. 비구이위안과 브라이트 스콜라는 그녀의 아버지 양궈창 중공 정치협상회의 위원이 설립했다.

런던의 자산관리회사인 런던 앤 옥스퍼드 그룹은 2017년 ‘베드스톤 컬리지’와 ‘입스위치 고등학교’를 매입했다. 이 그룹의 자본주는 완다그룹이다.

중국 최대 부호이자 완다의 설립자인 왕젠린은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16년간 군생활을 했으며, 현재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 대표대회 대표이자 제11차 전국 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 겸 제10차 전국 공상연합회(공상련) 부주석이다.

차이나퍼스트캐피털그룹(CFCG)은 데번주 비드퍼드의 ‘킹슬리 스쿨’과 우스터셔주 ‘호스필드 널 스쿨’을 소유하고 있다. CFCG의 경영진은 공산당 고위층 관리들이다.

앞서 영국 다이애나비가 다녔던 노퍽의 ‘리들스워스홀 프리패러토리 스쿨’도 2015년 공자국제교육그룹에 인수됐다.

레이 교육그룹은 2018년 슈롭셔 슈즈버리 인근의 ‘애드코트 여학교’와 웨일스 덴비시의 ‘미들턴 컬리지’를 매입했다.

레이 교육그룹의 최고 경영자 후징은 중국 공산당 당원이다.

그는 “애드코트 여학교와 미들턴 컬리지는 우리 글로벌 캠퍼스 계획의 일부”라며 “가까운 미래에 이 두 브랜드를 다른 지역과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레이 교육그룹은 홈페이지에 “영국 학교를 시진핑 총서기의 일대일로 전략을 확장하는 일부로 삼는다. 영국 학교를 기점으로 다른 국가로 확장함으로써 전 세계에 대한 중공의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자세히 소개했다.

영국 정치인들, 정부의 신속한 대응 촉구

나이젤 파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는 “중공이 소리 소문 없이 세계를 점령하고 있다”며 “광산과 서방의 통신시스템 매입을 시도할 뿐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도 선전과 세뇌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위험을 인식하고 신속하게 행동을 취해야 한다”며 “수천만 영국 어린이의 교육 신뢰성이 위협받는 점을 감안해 개빈 윌리엄슨 교육부 장관은 반드시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크탱크인 ‘홍콩관찰’의 설립자이자 인권활동가인 베네딕트 로저스는 더메일온선데이의 보도를 리트윗하며 “이것은 추문이며 우리의 학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이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했다.

톰 타젠다트 영국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일 “중공이 영국 명문학교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시도가 분명하다”며 “우리는 무엇을 우선적으로 지킬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공이 전 세계에 설립한 공자학원은 중국 당국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라는 비평가들의 말이 다시 회자됐다.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달 공자학원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영국 교육부 대변인은 “사립학교의 소유자는 영국의 전통적 가치관을 보급해야 한다”며 “학교는 공산당의 정치 관점을 선전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지난 2017년 국내 영어교육업체인 시원스쿨이 차이나퍼스트캐피털그룹의 투자금 약 1500억 원을 유치하면서 회사 지분을 50% 이상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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