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교사, 단톡방에 우한 폐렴 사망자수에 의문 제기했다가 교원 자격증 취소

김지웅
2020년 3월 5일
업데이트: 2020년 3월 9일

중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우한 폐렴과 관련해 ‘유언비어’를 퍼뜨린 혐의로 끌려가 10일간 구금됐다가 풀려났다. 그 사이 교육위원회는 그의 교원 자격증을 취소했다.

중국 구이저우성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홍모씨(가명,48)씨는 지난 2일 본지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과 전화 인터뷰에서 “단체 채팅방에서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했다가 끌려가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교원 자격증까지 취소됐다”고 밝혔다.

홍씨와의 전화 인터뷰는 경찰의 개입으로 중단됐다. 홍씨는 전화 도중 “경찰로부터 통지를 받았다. 인터뷰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 인터뷰는 안전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찰이 언론 취재 등을 사전차단하기 위해 경고한 것으로 짐작된다.

통화가 끊어지기 전까지 홍씨가 밝힌 바에 따르면 그는 지난 2월 초 중국판 카톡인 위챗의 한 단톡방에서 “중국 당국이 발표한 신종 코로나 폐렴 사망자 수를 믿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는 단톡방에서 “신종 코로나 폐렴 발원지인 우한에서는 화장터가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 사망자 수는 추측하기도 힘들 정도”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또한 “당국은 사망자 수를 낮춰서 발표하고 있다. 발표된 사망자 수는 모두 가짜다. 우한에서만 매일 500명 정도가 사망한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이후 홍씨는 당국의 감시망에 걸릴 수 있다고 여겨 채팅내용을 모두 삭제했다고 한다.

홍씨의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이날 오후 11시께, 홍씨의 집에 경찰이 찾아와 송씨를 경찰서로 연행해 심문했다. 경찰은 단톡방의 한 참가자가 홍씨의 대화내용을 캡처한 화면을 제시하며 “(홍씨가)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고 다그쳤다.

홍씨는 조사 후 일주일 이상 구류됐다가 풀려났다. 우당 경찰당국은 석방통보서에서 “공공질서를 어지럽히기 위해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를 적용해 행정구류형에 처했다고 밝혔다.

홍씨(가명)가 받은 석방통지서 | 홍씨 제공

집으로 돌아온 송씨는 구 교육위원회가 홍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소집했으며 홍씨의 교원 자격증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홍씨는 직군이 전문기술직에서 일반 근로직으로 변경돼 급여가 크게 줄었다. 올해 직무평가도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됐다.

재난은 홍씨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근무하던 초등학교의 공산당 위원회 서기와 교장 등 감독책임자들도 줄줄이 자아비판을 하거나 문책을 당해야 했다.

대화가 여기까지 진행된 시점에서 홍씨는 전화 인터뷰를 중단했다.

구 위원회의 징계통지서 | 홍씨 제공

중국 당국, 우한 폐렴 사태 후 온라인 검열 강화

중국 당국과 관영언론은 우한 폐렴 발생 이후 관련 내용을 온라인 등에서 논의하거나 글을 써 게재하면 ‘사회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중국 형법 291조는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 재난과 전염병에 대한 ‘가짜 정보’를 퍼뜨린 사람은 최대 7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검열·통제를 실행하는 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 1일부터 한층 강화된 온라인 관리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새 규정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내용을 완전히 삭제하는 게 골자다. 이에 따르면, 인터넷 콘텐츠 제작자들은 ‘자연재해와 대형 사고를 포함한 재난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이 금지된다.

이러한 조치는 정보를 통제해 중공 폐렴이 통제되고 있다는 ‘허상’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한 기차역 2020.3.4 | NOEL CELIS/AFP via Getty Images

중국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을 경고한 의사 리원량은 지난 1월 공안에 끌려가 ‘위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문서에 서명한 뒤 풀려났다. 이후 환자들을 치료하다 우한 폐렴에 감염돼 지난 2월 6일밤 숨졌다.

팡빈, 천추스, 리제화 등 최소 3명의 시민기자가 중국 소셜미디어에 우한 폐렴 확산 실태를 담은 동영상을 올렸다가 실종됐다.

리원량은 숨을 거두기 전 중국 언론과 병상 인터뷰에서 “건강한 사회에는 하나 이상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유언처럼 남겼다.

그러나 그의 죽음 이후에도 후베이성에서는 최소한 1600명의 온라인 감시단을 구성해 인터넷에서 ‘민감한 정보’를 삭제하고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중국 인권단체는 지난 1월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 동안 우한 폐렴과 관련해 중국에서 최소 254건의 체포, 벌금, 경고, ‘교정’ 등 처벌이 가해졌다고 보고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중국 당국이 몇몇 지역에서 우한 폐렴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줄여 발표했음을 단독 입수한 내부문서를 통해 보도한 바 있다. 중국 동부 산둥성 보건당국은 2월9일부터 23일까지 사망자수를 최소 1.36배~52배 낮게 집계했음이 드러났다.

우한의 여러 화장시설 관계자들 역시 본지와 인터뷰에서 “24시간 가동한다, 운구되는 시신이 평소보다 몇 배 늘었다”고 밝혔다.

우한의 차이뎬 화장터 관계자는 지난달 4일 직원 90%가 지난 1월 28일부터 거의 24시간 일한다며 하루 시신 운구 비닐백 100개씩이 필요하다며 “업무량이 폭증해 직원들이 의자에서 잠깐 눈만 붙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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