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둥성, 전염병에 전력난까지…엎친 데 덮친 격

2021년 6월 3일
업데이트: 2021년 6월 3일

최근 중국 제조업의 중심지인 광둥(廣東)성에 변종 바이러스가 덮친 데다 전력 부족 사태까지 겹쳤다. 중국 현지 언론은 5월 말부터 광둥성 일부 지역에서 전력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공장 출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주민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제조업계에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전했다.

중국 재신망(財新網)에 따르면 5월 들어 광둥에는 800만~1100만kW의 전력 부족이 발생했고 최대 전력 부족률은 6.02~8.3%에 달했다. 5월 중순 광저우(廣州), 포산(佛山), 둥관(東莞), 후이저우(惠州), 주하이(珠海), 중산(中山), 차오저우(潮州), 산터우(汕頭), 자오칭(肇慶), 장먼(江門) 등지에서 순차적으로 전기가 가동됐었지만, 일부 지역은 이미 ‘4시간 가동 시 3시간 중단’으로 축소됐다.

중국 남방전력은 위챗을 통해 “광둥성 21개 도시에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중국 남부 5개 성의 전력 공급을 담당하고 있으며 1월부터 5월 말까지 해당 5개 성의 전력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급증했다.

성명에 따르면 가정과 공용시설의 전기 사용에는 지장이 없지만, 기업과 공장은 충격을 받아 일부는 매주 며칠씩 휴업을 강요당해 주문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업과 공장에서는 휴대용 발전기를 사들여 조명을 유지하기도 한다.

홍콩 방송사 TVB 산하의 대만 TVBS는 광저우 주민들이 매일 정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두워서 촛불을 켜고 책을 읽어야 하고, 전기가 부족해 더워 죽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갑작스러운 정전사태로 주민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립되기도 했으며 한 동영상 촬영자는 “너무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렸다”고 말했다. 요즘 ‘광둥성’에서는 정전이 흔하다.

TVBS는 공업단지에도 전기가 끊겨 기계가 가동을 멈췄고 냉방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기성복 공장에서는 우선 간단한 바느질만 할 수 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광둥성 전력 제한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여름 무더위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광둥성은 인구가 1억 3천만 명에 육박하고 남부전력의 관리자 한 명은 “높은 기온으로 에어컨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윈난(雲南)성의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수력발전이 큰 타격을 입었고 전력 공급이 크게 줄었다.

광둥성 후이저우시 쥐촹(聚創)전자는 지난 24일 현지 송전소로부터 24·25·28일 사흘간 ‘순차적 전기 가동’ 시행 통지를 받는 바람에 일부 수주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발전기를 급히 빌려야 했다.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전력 제한이 발생했는데, 광둥성에서는 사전 예고 없이 대정전이 발생해 민원이 빗발쳤었다. 당시 중공은 호주와 무역전쟁을 벌이며 석탄 수입을 제한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전력 제한과 정전이 빚어졌다는 세간의 의혹이 제기되었다.

누리꾼들은 “전력난은 이미 대륙에서 일상화됐다”며 “겨울에도 전력을 제한하고 여름에도 전력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호주 석탄을 보이콧하더니 제 발등을 찍었다고 꼬집는 누리꾼도 있었다.

게다가 이번 정전 시간대가 광둥에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을 때인 데다가 전력 제한으로 공장 출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주민들은 생활고를 겪고 있어 중국 제조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중국 제조업계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신규주문지수, 생산지수, 종업원 지수, 배송시간지수 그리고 원자재 재고지수 등 5개 분류 지수를 가중해 산출한다.

중공이 발표한 데이터를 보면 4월 PMI는 전달보다 0.8%포인트 하락해 중공 제조업계의 공급과 수요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제조업의 생산확장 강도가 약해지고 시장수요 확장도 둔화했으며 주요 원자재 재고 물량은 전달보다 감소하고 기업의 노동력 번영 지수도 반락했으며 원자재 공급업체의 납품 시간은 늦어지고 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PMI 모두 하락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남부 제조센터에 공장 폐쇄와 일시적인 가동 중단 사태가 벌어지고 원자재값 폭등으로 이윤은 사라져 세계 2위 경제 체제의 인플레이션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철강 주물부터 가전 기기까지 광둥성에 있는 모든 산업 사슬 내 중소기업들은 전부 비탄에 잠겨있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염병 사태가 전 세계 각지의 공급사슬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면서 일부 중국 제조업자들은 원료 구입 비용이 너무 비싸져 더 이상 어떤 손실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광둥성 장먼시 한 공업지구의 규모가 작은 주물공장 사장은 “일주일에 4일만 출근하고 3일은 쉬기도 한다”며 “최근 몇 주간 폐철강 가격이 1톤당 4500위안(약 78만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장은 많이 만들수록 손해가 늘고 있고 교대 근무를 할 필요가 없으니 임금이 계속 하락하면서 공장 근로자들 역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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