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양회 개막…홍콩 언론 “시진핑에게 중대 고비될 것”

강우찬
2021년 3월 4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4일

중공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오늘(4일) 개막한다.

올해는 전염병이 심각했던 데다 ‘창당 100주년’과 ‘제14차 5개년(2021~2025년) 규획’의 첫해라는 정치색이 더해져 중공 정치국 교체를 앞두고 있다. 홍콩 언론은 양회는 매년 열리지만, 올해는 시진핑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중공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제13기 전국위원회 제4차 회의와 중공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4차 회의가 각각 3월 4일과 5일 베이징에서 시작된다.

중국 각지에서 온 수천 명의 인민대표대회 대표들이 베이징에 모여 이른바 ‘국가 대사’를 논하게 된다.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올해 양회는 일주일로 축소돼 3월 11일 종료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공 양회는 매년 열리지만, 올해는 시진핑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올해 회의가 중공 ‘창당 100주년’과 ‘중공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정권의 힘과 성공을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지난 2년간 중공 정권은 미∙중 관계, 코로나19 바이러스, 경제, 지정학 등 여러 분야에서 큰 도전에 직면해 왔다. 이번 양회는 그가 권력 굳히기에 나설 반격 찬스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번 양회에서는 지난해 10월 중공의 제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 채택된 ‘제14차 5개년 규획’과 ‘2035년 비전’을 심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제 규획과 빈곤 퇴치 선전, 인구 정책, 홍콩 의제 그리고 시진핑과 리커창의 동조 여부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양회가 미국의 대통령 교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열린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아온 트럼프가 자리를 떠나고, 후임인 바이든은 취임 후 시진핑과의 첫 통화에서 “각각의 문화 기준을 존중한다”는 명분으로 신장, 홍콩, 대만에서의 중공의 억압 정책을 비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월 27일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은 CPAC(보수정치행동회의)에 참석해 “바이든이 집권하면서 미국이 스스로 힘을 빼버리는 바람에 시진핑이 속으로 기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중 관계가 ‘조정기’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 양회에서도 미국에 대한 베이징의 태도와 입장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0일 바이든이 취임한 뒤 시진핑이 몇 년간 계속된 비관론에서 벗어나 전국 성(省) 단위 이상 관리들에게 “시기와 동향이 우리 편이고 (중략) 기회는 도전보다 큰 법”이라며 낙관론을 피력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시진핑도 당시 “전대미문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하면서 중공 중앙정치국에 보낸 ‘창당 100주년’ 축전에서 “유리한 사회적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양회에서도 대내적으로는 불만을 억누르고 대외적으로는 강성한 모습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당 선전을 총괄하는 왕후닝(王滬寧) 상무위원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시진핑 책사인 왕후닝은 마오쩌둥 시대로 퇴행하기 위한 선전에 열을 올렸다. 이러한 선전 공세의 일환으로 이른바 ‘중공의 100년 업적’이 올해 양회의 주요 화두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올해 양회를 앞두고 중공은 시진핑의 이른바 중국 빈곤 퇴치가 ‘세상의 기적’이라는 선전을 펼쳐왔다.

지난달 25일 시진핑은 전국빈곤퇴치 총결산 표창대회에서 ‘승리’를 선언한 뒤 자신을 천 년 동안 지속된 빈곤을 끊어 낸 첫 번째 인물로 표현했다.

독일의소리 방송은 시진핑의 이번 움직임에는 집권을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공이 빈곤 퇴치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 하층민의 지지를 얻지 못해 정권 퇴진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진핑이 신경쓰로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진핑은 빈곤 퇴치가 절박하고, 빈곤 퇴치의 공로가 자신에게 있음을 당 안팎에 납득시켜야 한다.

중공의 경제 성과에 대한 허풍과 ‘14차 5개년 규획’ 강조 역시 마찬가지로 중공의 합법성과 시진핑의 권위를 위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올해 양회에서도 코로나19의 충격 속에서 당국이 어떻게 평온한 경제를 유지했는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회에 앞서 중공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28일 2020년 중국 경제가 2.3% 포인트 성장해 세계 유일의 플러스 성장을 이룬 주요 경제 대국이라고 발표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리커창 총리는 작년 양회 업무 보고에서 처음으로 GDP 성장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또한 양회 마지막 날 리커창은 “중국에서 6억 명이 월 1000위안(약 17만 원) 미만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전염병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다시 가난해질 수 있다”며 그동안 감춰오던 실상을 공개해 국제사회를 놀라게 한 바 있다.

그로인해 올해 양회를 앞두고도 리커창의 입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가 경제 성장 목표를 재설정할 것인지, 어떤 보고서를 낼지, 특히 시진핑과 의견을 같이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 밖에 양회에서 홍콩∙대만 문제에도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중 관계에 변화가 생기면서 베이징의 홍콩과 대만에 대한 태도도 뚜렷한 강세로 돌아섰다. 군용기를 동원해 번번이 대만을 교란한 것 외에도 2022년 대만과 무력통일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중공은 또한 홍콩에서는 최근 민주파 인사 47명을 기소하는 등 민주화 세력 멸절에 힘을 쏟고 있다.

그밖에 흥미로운 부분은 올해 양회가 시진핑에게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는 홍콩 언론의 분석과 달리, 미국 언론은 양회를 거수기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내부에서도 양회의 대표들 전원이 선출된 게 아니라 지도자가 임명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가짜 기관’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일반 중국인들의 삶과는 무관한 “그들만의 정치 리그”라는 비난여론도 나온다.

한 베이징 시민은 이번 양회를 두고 “참석자들은 자녀를 해외로 이민 보낸, 중국에 연고가 없는 연기자들”이라며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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