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감찰기구 수장, 비밀경찰조직 건재 발설 “해체 안 됐다…우리가 통솔”

김지웅
2020년 6월 19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19일

통폐합됐다고 알려진 중국의 비밀경찰 조직이 공산당 감찰기구의 관할 아래 여전히 가동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파룬궁(法輪功) 정보사이트 밍후이왕은 중국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자오러지(趙樂際·63)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 서기가 지난달 이같은 내용을 ‘발설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자오러지 서기는 지방시찰 중 현지 기율위 관리들에게 “대외적으로 610판공실은 통폐합돼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게 됐지만, 이는 서방의 반중세력에 둘러대는 것이다. 여러분이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610판공실(국무원 판공실 610호)은 중국 공산당이 ‘혹세무민’한다고 지정한 종교·신앙단체를 감시, 억압하기 위해 설치한 국무원 산하 비밀경찰조직이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재임 당시 파룬궁 탄압 전담기구로 설치했다. 법률적 근거 없이 설립된 조직이지만 비밀경찰답게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왔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중국 내 인권상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610판공실의 위상도 급격히 추락했다. 권력을 물려받은 시진핑 당국은 2018년 3월 장쩌민 계파가 장악한 사법·공안조직 통폐합을 단행하면서 610판공실을 정치법률위원회와 공안부에 흡수시키며 사실상 해체했다.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해체였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 권력서열 6위인 자오러지 중기위 서기가 “대외적으로 발설하지 말라”는 단서조항을 달면서 1년 반 만에 610 판공실이 건재하다고 밝힌 것이다.

소식통은 “지방관리들이 ‘통폐합해서 간판 내리지 않았나’라며 믿기지 않는 듯 수군거리자, 자오러지 서기가 ‘무슨 인권이니, 자유니, 야단법석 말라’며 ‘나 중기위 서기가 기껏 몇 사람 붙잡고 처리하는 것만 하겠느냐’고 꾸짖었다”고 했다.

이어 “보라. 파룬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서둘러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며 “파룬궁 문제는 앞으로도 기율위에서 관리한다”며 중기위가 610판공실을 지휘해 파룬궁을 탄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자오러지는 지난 5월 말 간쑤·광시·쓰촨·구이저우·윈난·닝샤·신장위구르자치구 등 7곳을 시찰하며 지역 기율위 서기들과 담화했다. 소식통 발언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에포크타임스가 자체적으로 입수한 내부문건에서도 610판공실의 건재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확인됐다.

이 문건은 중국 북부 헤이룽장성 하얼빈 610판공실 근무자들의 2018년 급여명세서로 국장과 부국장을 포함한 총 14명 근무자의 이름과 직위, 기본급·상여금·수당 등이 항목별로 상세히 기록됐다.

2018년 헤이룽장성 하얼빈 610판공실 직원 급여명세서 | 에포크타임스 단독 입수

 

2018년 헤이룽장성 하얼빈 610판공실 직원 연말 상여금 명세서 | 에포크타임스 단독 입수

해당 문건에 따르면, 하얼빈 610판공실 근무자들의 2018년 평균 월급(수당 포함)은 1만4200위안(약 243만원)이었다.

같은 해 중국 최대 구인구직 사이트 자오핀닷컴(智招聘)에서 조사한 하얼빈 도시 근로자 평균 임금(6186위안·약 105만원)에 비하면 2배 이상이다. 여기에 연말 상여금까지 포함하면 최소 3배 이상 받았다.

북한과 접하고 있는 랴오닝성의 610판공실 내부문건 역시 해당 기관이 2018년 연말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2018년 11월 말 해외로 유출된 이 문서는 ‘파룬궁을 탄압하는 특별 행동 방안’이 담겼는데, 2017년 10월부터 시행된 ‘노크 작전’을 지속하라고 강조했다.

‘노크 작전’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파룬궁 수련인의 전화번호·온라인 계정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집에 찾아가 수련을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작전이다.

또한 작성일자가 같은 해 12월로 된 문서에서도 랴오닝성 610판공실이 중앙정부의 통폐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자오러지 서기는 2017년 10월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에서 이례적으로 당내 최고 권력집단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기위 서기로 임명됐다.

산시성 서기였던 자오러지는 시진핑 정권이 출범하면서 2012년 11월 중앙정부 요직인 중앙조직부장에 임명됐다. 이후 시진핑 정권의 인사총책을 맡으며 신임을 쌓아왔다.

자오러지는 시진핑의 라이벌인 장쩌민파와 관련성도 제기된다.

그는 1980년 베이징대 철학과 졸업 후 칭하이성에서 장기 근무하다 2003년 8월 칭하이성 당서기로 승진해 최연소 성급 당서기가 됐는데, 칭하이성 정관계에는 장쩌민파 2인자 쩡칭훙(曾慶紅) 인맥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장쩌민은 파룬궁 탄압을 주도한 인물이다.

한편, 파룬궁(공식명칭 파룬따파)은 중국 고대 수련문화를 계승한 심신수련법이다. 1992년 일반에 공개돼 선풍적 인기를 끌다가 수련인구가 급증하던 1999년 7월 ‘반동 단체’로 찍혀 탄압을 받게 됐다.

탄압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진선인(眞·善·忍)이라는 파룬따파의 수련원칙이 문화대혁명으로 중국 전통문화 자체를 부인해온 중국 공산당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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