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성장 희생 감수하며 ‘시진핑 사상’ 고수할 것” 美 경제학자

정향선 인턴기자
2022년 09월 15일 오전 12:04 업데이트: 2022년 09월 15일 오전 9:13

중국 경제에 대해 꾸준히 낙관론을 펼쳤던 미국 경제학자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예일대 석좌교수가 중국 당국이 경제를 포기하더라도 시진핑 사상은 고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진핑 사상이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하 ‘시진핑 사상’)으로 ‘인민을 중심으로, 공산당 영도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로 요약된다. 하지만 실제 뜻은 시진핑이 추구하는 정치이념이자 목표다. 

中 경제 성장 둔화는 세 가지 요인…경제구조 변화, 거품 성장의 대가 등 

로치 교수는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칼럼 전문매체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중국의 성장 희생(China’s Growth Sacrifice)’이라는 기고문을 실었다(기고문). 

그의 기고문에 따르면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이 등장한 1980년대 세계 총생산 가운데 2%만 차지했으나 시진핑이 집권하기 시작한 2012년에는 전 세계 총생산의 15%를 차지한 세계 2위 국가로 성장했다. 

로치 교수는 “성장이 한계에 다다라 경기가 점차 둔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문제였다”면서도 “경제구조 변화, 과거 거품 성장의 대가 그리고 중국공산당 정치 이념 변화 등 세 가지 요인도 중국 경기침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성장의 대가는 마땅히 치러야

로치 교수는 “중국은 초고속으로 성장했지만 이 과정에서 경제구조가 불안정하게 형성됐다”며 경제 성장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경제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구조 변화에는 대가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 부동산 업계의 레버리지 과잉 문제를 언급하면서 “중국은 일본과 같은 장기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디레버리징(대출 해소)을 통한 단기 경기 둔화를 감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분석했다. 

中, 마오쩌둥의 정치 운동 시대로 돌아가는 중

그러면서 로치 교수는 “마지막으로 중국은 정치 이념의 변화에서 큰 반전이 일어났다”며 “마오쩌둥은 (경제) 성장보다 정치 이념을 강조했으나 덩샤오핑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한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루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국 당국은 ‘시진핑 사상’에 따라 새로운 정치 이념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중국은 한때 잘나가던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을 규제하고, 온라인 게임·음악, 사교육을 제한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모두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경제 발전보다 ‘시진핑 사상’에 집착 

로치 교수는 “중화민족의 부흥인 이른바 ‘중국몽(中國夢)’에 대한 시진핑의 집착 때문에 중국은 점점 강경한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또 미국과의 기술 전쟁을 부추겼고, 러시아와 중국의 ‘무한한 파트너십’을 촉발했고 대만 지역의 긴장을 고조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의 ‘신(新)시대’는 “공산당의 절대적인 권력, 통제 그리고 정치 이념에 따른 경제에 대한 제한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진핑은 다가오는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세 번째 5년 집권 임기를 맞이할 것”이라며 “중국이 경제 성장을 포기하는 것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 비관론자로 변한 로치 교수…“25년 간의 생각 바꿨다”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아시아 회장을 역임한 로치 교수는 한때 월가에서 중국 투자를 부추기는 ‘중국 대리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철저한 중국 경제 낙관론자였지만 깊은 회의감에 빠졌다며 25년 동안 고수해온 중국 경제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고백했다.  

당시 대만 시사평론가 셰진허(謝金河)는 로치 교수의 변화를 두고 “이는 월가 금융 기관들이 중국 투자를 재평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