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거주이전 제한’ 완화…내수‧부동산시장 살리기 힘들 듯

He Jian
2019년 4월 23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5일

지난 8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는 ‘2019년 신형 도시화 건설 중점 임무’ 통지를 발표해 “호적제도 개혁에 박차를 가해 연내에 거주지 이전 제한 정책을 전면 폐지하거나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호적제도를 도입한 지 6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으로, 규제 완화 동기와 그에 따른 영향을 통해 중국 사회의 몇 가지 이슈와 근심을 엿볼 수 있다.

호적제도의 이전과 지금

호적은 중국 진나라 때 처음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호적제도는 구소련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중국 국민을 통제하기 위한 가혹한 수단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 경제가 발전하면서, 인적자원의 효율적인 배치와 지역 간 합리적 흐름을 가로막는 중국 호적은 경제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실, 1954년의 중국 공산당 헌법은 ‘국민들에게 이주와 거주의 자유가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1958년, 중국 공산당은 ‘중화인민공화국 호구등기조례’를 제정해 호적제도를 정식으로 확립하면서, 중국인을 통제하기 쉽도록 호적제도 안에 단단히 묶어놓았다.

즉, 중국의 호적제도는 애초부터 헌법에 위배되는 ‘불법 조례’였다.

중국 공산당 체제 내 호적제도에 대한 검토는 주로 다음과 같은 경제적·사회적 측면에 집중돼 있다.

1. 경제적 요소의 자유로운 흐름을 약화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저해해 전국적으로 통일된 노동력과 인재시장 형성을 방해했다.

2. 도시화를 가로막고 인위적으로 도농 간 격차를 만들어 호적의 ‘실질적 가치’에 따라 중국인을 여러 등급으로 나눴다.

3. 소비시장의 발전을 억제했다. 많은 농민공은 기본적인 생활 조건이나 안정감도 없고 그들의 일은 정체를 알 수 없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도시의 수요와 소비가 비정상적으로 발전했다.

중국 공산체제 내에서는 중국 호적의 가장 중요한 용도인 국민 통제에 대한 검토는 당연히 회피할 수밖에 없다.

거주지 이전 제한 완화 정책 뒤에 감춰진 비밀

그러나 오늘날 기술적·현실적 배경 아래, 호적의 초기 목적은 스마트신분증, 휴대전화 모니터링, ‘톈왕핑안(天網平安·영상감시와 보안시설 강화시스템)’, 빅데이터 애플리케이션 등이 통합된 ‘전 국민 감시시스템’으로 이미 달성됐다.

게다가, 중국의 전 국민 감시 시스템은 호적보다 훨씬 강력한 통제력을 갖고 있다. 최근 그 실체가 드러난 3세대 신분증은 위치추적 기능을 갖추고 있어 공안이 아무 때나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전 국민 감시 시스템의 강력한 통제력을 입증하는 셈이다.

수십 년 동안 중국 사회에서는 호적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는 거부해 왔다. 심지어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는 농업호적과 비농업호적을 폐지하는 취지로 2003년 ‘새로운 호적 정책’을 시행했으나 곧바로 중단됐다.

2014년, 중국 국무원은 ‘호적제도 개혁 추진을 위한 의견’을 발표했다. 이 통지를 통해 국무원이 “농업호적과 비농업호적으로 구분하는 것과, 이로 인해 파생된 란인후커우(藍印戶口·준도시영주권) 같은 호적을 없애고 주민호적(居民戶口)으로 통일해 등기한다”는 정책을 내놓은 후에야 각지에서 호적개혁이 잇따르면서 농업호적과 비농업호적이 폐지됐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톈왕’ 감시카메라가 전국에 깔린 후였고, ‘평안도시(平安城市)’, ‘쉐랑농촌(雪亮鄉村)’ 등의 감시 시스템도 이미 전국에서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었다.

2014년 7월 30일, 중국 국무원은 농업과 비농업 호적 구분을 없앤다는 통지를 발표했다. 위는 농업 호구본(戶口本, 호적부) 사진. | 에포크타임스 DB

중국 정부는 호적의 기능을 훨씬 능가하는 ‘전 국민 감시시스템’을 통해 동영상과 인터넷 감시뿐 아니라, 사회신용에서부터 공공복지에 이르기까지 중국 국민의 모든 면을 망라하는 정보를 강제로 수집한다.

예를 들면, 2014년에 먼저 사회신용 같은 재무정보를 이용해 전 국민의 말과 행동을 감시하는 ‘사회신용시스템’ 구축을 선언했다.

올 1월 28일, 인력자원사회보장부(이하 ‘인사부’)는 건제진(建制镇·중국의 행정단위 중 하나로 鄕과 동급)과 소도시의 거주지 이전 제한 전면 완화를 제안하는 <인재의 원활하고 질서 있는 이동 촉진을 위한 의견>을 발표했다. 여기서 중국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연금보험과 의료보험이 호적제도 완화에 맞춰 어떻게 바뀌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인사부는 “공안 정보의 비교·대조를 통해 진행하는 사회보험대우자격인증 모델을 일반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즉, 거주지 이전 제한을 완화하는 과정에서도 중국 정부는 연금보험과 의료보험 같은, 국민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회복지를 이용해 전 국민 감시시스템을 강화하고 추진하는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

국민을 통제하는 호적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졌는데도 중국은 어째서 호적제 완전 폐지를 거부하고 이른바 호적개혁을 통해 점진적으로 거주지 이전 제한을 완화하는 정책을 쓸까?

중국은 호적제도 개혁 과정에서 임시 거주증과 거류증을 차례로 내놓았다. 위는 베이징시의 거류증. | 에포크타임스 DB

이는 바로 호적 개혁의 난점이 호적 폐지가 아닌 호적 뒤에 있는 공공서비스와 사회복지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호적 뒤에 있는 취업·보조금·교육·사회보장 같은 공공서비스와 복지가 떨어져 나간다면, 호적은 그다지 ‘가치’가 없게 된다. 중국 정부가 호적 폐지를 원치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공공서비스가 심각하게 부족해 도시와 농촌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인구를 다 맞출 수 없는 데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호적 개혁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월 21일, 중국 발개위는 ‘현대화 도시권 육성발전을 위한 지도의견’에서 “개별적 초대형도시를 제외한 도시에서의 거주지 이전 제한을 폐지하고 도농 간 호적 장벽 폐지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3월 18일, 스자좡시는 ‘조건 없는’ 주거지 이전 정책을 내놓음으로써 전국 최초로 주거지 이전 제한을 전면 폐지한 도시가 됐다. 그러자 이틀 만에 천 명 이상이 스자좡으로 이주했다.

2019년 들어, 전국적으로 이미 여러 도시가 주거지 이전 제한 문턱을 낮췄다. 시안, 광저우, 하이커우는 주거지 이전 연령 제한을 완화했고, 창저우와 시안은 거우팡루오후(購房落戶·주택을 구입하면 호적을 거저 주는 제도)의 면적 제한을 없앴으며, 난징은 주거지 이전 사회보험 납입 문턱을 낮췄다.

4월 8일, 발개위의 통지 발표 후, 상주인구가 500만 명이 넘는 초대형도시 13개 외 나머지 2·3선 중대도시도 빠른 시일 안에 거주지 이전 제한을 전면 완화하거나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5개월 동안 추진한 호적 개혁 움직임은 지난 5년보다도 더 많았다.

중국이 이렇게 갑자기 호적 개혁을 급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이 표명하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일 리는 만무하다. 중국은 호적을 이용해 중국인을 구속한 60년 동안 이렇게 서둘러 규제를 완화한 적이 없으니 지금의 급박함도 당연히 민생복지와는 무관하다.

중국의 급박함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어떻게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

2019년 중국 경제 상황이 극도로 심각하다. 따라서 중국 안팎의 이중 압박하에서 긴급 수단을 강구해 경기를 부양하고 채무 위기를 늦출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경제 발전의 핵심은 내수 확대에 있고, 채무 위기 지연의 중점은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있다.

거주지 이전 제한 완화와 도시화는 바로 중국 공산당이 선택한 정책 돌파구다. 중국은 거주지 이전 제한 정책이 완화된 후의 인구 유동이 부동산시장과 소비를 자극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거주지 이전 제한 완화로도 위기 탈출 어려울 것

거주지 이전 제한을 완화하기는 쉽지만, 호구본 뒤에 감춰진 위기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첫째,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뚜렷한 위기는 인구 위기다. 중국은 이미 출생률이 급격히 떨어져 현재 인구 노령화와 노동력 부족의 위기에 직면했다.

4월 8일의 발개위 통지는 중국이 ‘소(小)를 죽이고 대(大)를 살리는’ 전략을 택한 듯하다. 중국은 과거의 도시 균형화 발전 추진 전략에서 도시군(群)·도시권 발전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도시권 밖의 수많은 중소도시는 정책의 영향을 받지 못해 사실상 포기 상태에 놓여있다.

이렇게 되면 수많은 3·4·5선 도시와 향진(鄉鎮)은 앞으로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부동산시장과 경기는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그러나 인구가 100~500만 명 되는, 거주지 이전 제한 폐지 정책 배당금을 받는 중대형 도시라 해도 인구 위기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인구를 뺏고 뺏기는 치열한 경쟁의 늪에 빠지기 쉽다.

화촹(華創) 증권의 연구에 따르면, 난징, 항저우, 우한 및 시안 같은 도시는 거주지 이전 제한 폐지의 ‘새로운 인재정책’ 시행으로 2017년 호적 인구 증가가 근 5년 동안 최고점에 달했고, 거주지 이전 증가율은 도시인구 자연 증가율의 4~6배에 달했다. 화촹증권은 새로운 인재 정책 추진에 따른 호적 인구 증가가 주택 구매 수요를 증가시킨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이상광선(北上广深·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3개 초대형 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중대형 도시들 입장에서는 발개위의 최근 통지가 거주지 이전 제한 완화 정책에서 거의 동일선상에 놓여 있기에 인구 쟁탈전에 빠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거주지 이전 제한을 가장 먼저 없앤 도시인 스자좡의 경우, 경제 발전 지연으로 최근 5년간의 인구 증가량이 다른 도시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스자좡은 3월 18일의 ‘조건 없는’ 거주지 이전 정책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중국 당국 통지로 인해 원상태로 돌아갔다. 먼저 규제를 완화한 다른 중대도시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인구를 어떻게 끌어들이고 묶어둘지 고민이 많아 보인다.

둘째, 그러나 호적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공공서비스 부족이다. 각 지방정부는 도시 인구에 걸맞은 교육, 의료, 사회보장제도 등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능력이 없다. 또한 이 걸림돌은 중국으로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난제다.

노인 부양을 예로 들어 보자. 중국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도시 근로자 기초연금 기부금 누적 잔액은 약 4조 8천억위안(약 813조 4080억원)으로, 전체적으로 지출이 수입보다 많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확실히 수입이 지출을 못 따라가고 있다.

2017년 중국 인사부는 중국의 노인 부양비가 현재의 2.8 : 1에서 2050년에는 1.3 : 1이 된다고 예측했다. 즉, 2050년에는 1.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셈이다.

지난 10일, 중국 사회과학원은 ‘2019~2050 중국 연금 정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사회과학원은 도시 근로자 기초연금보험기금의 경우 2028년 당기 잔액이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되고 2035년에는 누적 잔액이 소진된다고 예상했다.

사회과학원의 최근 예측으로 보자면, 2050년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2035년이면 국민들이 노인 부양을 책임질 수 없게 된다.

더욱 큰일은 실제 상황은 정부의 예상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사회통합과 개인계좌를 합친 통합계좌 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사회통합 부분의 연금은 현금으로 내고 현금으로 받는 것으로, 지금의 젊은이들이 돈을 내서 지금의 노인을 부양하는 데 쓴다. 개인계좌 부분의 연금은 지금의 젊은이들이 꾸준히 납부해서 적립한 돈을 퇴직 후 본인들의 노후자금으로 쓴다.

그러나 사회과학원이 올 2월 발표한 ‘사회보장 그린북’에 따르면, 현재 개인계좌 연금납부금은 이미 당기 퇴직자의 노후자금으로 사용되고 있어, 결과적으로 근로자 개인 계좌의 자금이 비게 된다. 즉, 젊은이들이 현재 납부해 모으고 있는 개인연금을 이미 다 써버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전체적으로는 중국 노인연금이 남아있지만, 세부적으로는 각 지역의 차이가 너무 커서 성(省) 주민 절반 이상이 연금보험을 당기에 지급받을 수 없다.

중국 재정부가 발표한 2019년 연금중앙조정상황을 보면, 광둥, 베이징, 저장, 장쑤, 상하이, 푸젠, 산둥 등 7개성이 나머지 22개성을 보조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방대한 관료 시스템에 따른 노인 부양, 의료 등의 사회보장 지출은 수지타산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거주지 이전 제한 폐지를 통해, 각 도시는 인구를 유입해 노인 부양 등의 사회보장 자금 부족의 위기를 완화할 수 있고 정부는 발등의 급한 불을 끌 수는 있겠지만, 노인 부양 등의 위기 자체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인 부양 위기든 도시 교육, 의료 등의 공공서비스 부족이든 모두 정부가 돈이 없어서 생긴 문제다. 정부는 중국 국민들에게서 거두어들인 세금을 모두 부패와 사회 안정 및 정치적 업적에 사용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2선도시와 경제가 강한 일부 3·4선 중대형 도시의 부동산시장은 인구 유입으로 인해 상승하겠지만, 이에 상응해 3·4·5선 도시의 부동산시장 전망은 더욱 밝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발개위는 2019년 말까지 모든 의무교육학교가 기본학교 경영 요건인 ‘20가지 최저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한다는 통지를 발표했지만, 공립학교는 이주 자녀의 입학 허용을 일반화했고 이주 자녀가 이주한 곳에서 대입시험을 치르는 정책을 보완했다. 그러나 초·중·고의 학위가 부족한 현실에서 인구 집중 도시가 이주자들의 자녀들에게 학교 입학과 대입시험을 허용할 의향이나 능력이 있는지가 현실적인 난제다. 예를 들면, 조건 없는 이주 정책을 이미 펼치고 있는 스자좡도 새로운 이주 가정에 학교 입학을 허용할지 여부를 여전히 검토 중이다.

의료, 주택, 사회보장 등의 공공서비스는 더욱더 그러하다. 각지 도시 중에는 확대되는 공공서비스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곳이 많다.

발개위의 새로운 인구 정책은 중국 체제로 인한 교육·의료·노인 부양 등의 일련의 사회·정치적 위기는 고려하지 않고 부동산시장과 소비를 자극하는 눈앞의 목표에만 초점을 맞춘 듯하다.

따라서 거주지 이전 제한 완화로 인구 유입이 많아진다 해도 중국 체제의 위기는 여전히 풀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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