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중앙은행, ‘1조위안’ 강제 몰수…신흥금융업계 견제 나서

He Jian
2018년 12월 12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5일

얼마 전 긴급 발표를 시행한 중국 중앙은행은 ‘고객의 비부금(備付金, 현금지불준비금) 계좌를 해지할 것’을 온라인 결제업체들에게 요구했다. 이로 인해 ‘알리페이(Alipay)’, ‘위챗페이(WeChatpay)’ 등 온라인 간편 결제업체들은 ‘누워서 떡 먹기’ 식의 이윤 창출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동시에 중국 당국은 신흥금융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민영기업의 권한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이롄서(財聯社)’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앙은행은 ‘결제업체의 위안화 비부금 계좌 해지에 대한 관련 업무 통지서’라는 긴급 문서를 발표했고, 이로 인해 결제업체들은 2019년 1월 14일 전까지 고객의 비부금 계좌를 해지하고 또한 비부금 전액을 한 계좌에서 관리하게 된다.

사실상 올해 6월 29일 중앙은행은 이미 결제업체들을 향해 “2019년 1월 14일 전까지 비부금 100%를 중앙은행 계좌에 이체하라”고 요구했으며 “중앙은행이 이를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말 중앙은행은 “2018년 1월을 기점으로 이체율을 20%로 올리고, 그 후 점진적으로 올려 4월에는 이체율을 50%로 끌어올릴 것”을 요구했다.

중앙은행이 결제업체의 비부금을 주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결제시장 장악한 민영기업

‘제3자 결제’란 현재 중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말한다. 해당 시스템은 거래 당사자가 신뢰하는 제3기관(플랫폼)을 통해 결제를 진행한다.

해외에도 ‘페이팔(PayPal)’ 등 제3자 결제시스템이 존재하지만, 해당 시스템은 중국 내에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만큼 힘을 쓰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중국 사회에는 공산당 체제의 폐해가 만연해 있고, 그만큼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중국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제3자 결제에 대한 신용 보장이다.

중국에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이외에도 ‘텐페이(Tenpay,텐센트가 출시한 온라인 결제 플랫폼)’, ‘유니언페이 온라인’, ‘콰이치엔(快錢)’, ‘라카라(拉卡拉)’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결제 플랫폼이 존재한다.

국영은행은 명목상으로 중국의 결제업계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지만, 거래 규모와 중요도를 고려할 때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민영기업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

미국의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총 거래량(인터넷, 모바일 및 포스기 결제 포함)으로 계산했을 경우 2017년 중국의 제3자 결제시장 중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텐페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34.7%, 25.1%였다.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알리페이와 텐페이의 점유율은 각각 52.7%, 34.1%를 차지했다. 위챗페이는 제3자 결제서비스 영업을 신청하지 않았고, 이를 토대로 첨단화된 결제수단을 갖춘 텐페이가 더 많은 거래량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상과 같이 중국의 제3자 결제 시장은 사실상 알리페이와 텐페이가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부금에 감춰진 대규모 이익, 중앙은행이 노려

‘비부금’은 결제업체가 받은 고객의 현금 지불준비금으로, 고객이 결제를 확정하기 전 결제업체의 계좌에 보관해 두는 자금이다. 2013년 이후 온라인 금융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국 결제업체들이 보유한 비부금 또한 빠르게 증가했고, 현재 해당 금액의 총 규모는 약 1조 위안(한화 약 163조6700억 원)에 달한다.

또한 결제업체는 ‘시차’를 이용해 비부금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결제업체들은 비부금의 몸집을 불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이 금액은 엄청난 크기의 파이가 된다.

결제업체의 비부금 및 은행이 지불한 이자수익은 일일 평균 자금 누적량에 따라 결정되며, 이자의 액수는 예금협정 방식으로 계산된다. 예금협정 가격 범위는 연 3%정도다. 이는 비부금 1조 위안의 연 이자수익만 300억 위안(한화 약 4조9100억 원)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제3자 결제 규모의 성장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는 점이다. 최근의 거래 규모는 제3자 결제의 평균 성장률이 50%를 뛰어넘었으며, 이와 함께 비부금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을 보여준다.

중상산업 연구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 부문으로 한정했을 경우에도 2017년 중국 제3자 모바일 결제 규모는 102조1000억 위안(한화 약16710조7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8년에는 이 규모가 171조5000억 위안(28069조4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업계의 빠른 성장은 비부금의 비대화까지 초래했고, 여기에 감춰진 거대한 규모의 이익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정부 당국이 직접 손을 뻗치며 ‘비부금의 예치율을 100%까지 올릴 것’을 요구하는 배경은 위와 같다.

이는 정부 당국이 알리바바 등 민영 결제업체로부터 1조 위안에 달하는 무비용 자금을 가져가고 있으며, 그 규모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부금 거머쥔 중앙은행, 민영기업과 이윤 경쟁

중국 중앙은행은 “비부금이 악용될 시 금융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결제시장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알리페이와 텐페이의 입장에서 보면 이 같은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

결제업체의 비부금 100%를 한 계좌에서 관리하면 중국 결제시장은 매년 최소 300억 위안의 이자수익을 잃게 되지만, 국영은행의 이익을 대표하는 중앙은행은 매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1조 위안의 무이자 자금을 얻게 된다. 또한 중앙은행의 주장과는 달리, 중국의 이와 같은 결정은 금융 리스크를 줄이는 데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1조 위안의 무이자 비부금을 강제로 가져가겠다는 중앙은행의 선언은 ‘리스크 방지’를 미명으로 한 ‘민영기업과의 이윤 경쟁’과 다를 바 없다.

알리페이와 텐페이는 구체적인 비부금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제3자 결제업체의 선두주자로서 매년 비부금 이자수익만 최소 1백억 위안(한화 약 1조6387억 원)을 넘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600억 위안(한화 약 9조 8200억 원)에서 900억 위안(한화 약 14조7400억 원)에 달하는 한 해 동안의 수수료 순수익과 비교해 보면, 당국에게 빼앗긴 비부금은 단지 ‘이자수익’일 뿐 두 업체가 치명타를 입을 정도의 액수는 결코 아니다.

그러나 같은 업계에 속한 중소기업들은 비부금이 발생시키는 이자를 주요한 수입원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당국이 이마저도 빼앗아갈 시 중소 결제업체들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보이고 있는 위와 같은 행보는 알리페이와 텐페이, 은행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 결제업체 중 절반을 도태시키는 등 이른바 ‘업계 물갈이’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의 최종 목표, ‘신흥금융 장악’

하지만 중앙은행이 비부금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1조 위안의 자금뿐만 아니라, ‘수백억 위안의 이자’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당국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알리페이와 텐페이에 대한 통제를 기반으로 민영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신흥 금융 자체를 장악하는 것이다.

알리페이와 위어바오(餘額寶)를 포함한 새로운 결제수단 및 재테크가 등장하고 있는 현상은 현재 중국에서 신흥 금융이 전통 은행업을 잠식해가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중국이 주도하는 국영은행업계는 취약한 체제와 효율성, 혁신능력 부진 등의 이유로 인해 민영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실제로 신흥 금융시장이 대부분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민영기업에게 점유된 현상은 오늘날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에서 금융은 국민경제의 근간일 뿐만 아니라, 중국이 국민과 민영기업을 통제하고 착취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국은 금융업계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며 , 마찬가지로 신흥금융 역시 중국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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