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반독점 규제’…청년 대량실업 ‘부메랑’으로 돌아와

알리바바, 텐센트, 디디추싱 등 中당국 규제 받아…올 들어 신규채용 없이 정리해고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09월 1일 오전 7:12 업데이트: 2022년 09월 1일 오전 7:59

중국 정부의 고강도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규제가 중국 청년 실업 위기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현지시간) “한때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가혹한 규제로 타격을 받은 알리바바 그룹을 비롯한 텐센트 홀딩스, 샤오미 등이 올해 신규 고용은커녕 수천 명을 정리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2020년 10월에 금융감독당국의 보수적 행태를 작심 비판한 이후 반독점 단속을 통해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왔다.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검색 플랫폼 바이두,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등이 대상이 됐다.

中 빅테크 때리기…기업공개 연기에 과징금까지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반독점 단속으로 345억 달러(약 45조 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던 계열사 앤트 그룹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고, 182억 위안(약3조 원) 규모의 반독점 과징금을 물어야 했다.

결국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소비 감소와 규제 여파로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2014년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올해 1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텐센트도 올해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홍콩 증시 상장 이후 처음이다. 텐센트는 지난 17일 올해 2분기 매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1340억3400만 위안(약 25조 9489억 원)이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이는 핀테크, 클라우드 부문의 실적 둔화와 중국 당국의 게임산업 규제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도 80억 위안(약 1조 5천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당국의 반독점 조사 표적이 된 디디추싱은 지난해 493억 위안(약 9조 4천억 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2020년 손실(106억 위안)의 거의 5배에 달한다. 또 90%를 넘던 중국 내 차량공유시장 점유율이 70%대로 급락했고, 지난달에는 상장 1년 만에 뉴욕 증시 상장을 자진 폐지했다.

이 밖에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 식품 배달업체 메이퇀 등도 잇따라 규제를 받았다.

빅테크에 대한 고강도 규제는 중국 당국의 부동산·사교육 규제 등과 맞물리면서 경기를 냉각시키고 중국의 미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빅테크 취업 문 좁아지면서 청년 실업 확대 우려

빅테크는 과거 청년 고용 시장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현재는 중국 정부의 규제로 인한 실적 부진에다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 이로 인한 경기 둔화로 타격을 입으면서 정리해고를 실시하고 있다. 빅테크가 청년 실업 위기 구제를 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상반기에만 각각 1만 3000명, 5000명 이상을 해고했다. 두 회사가 해고한 직원은 전체 직원의 약 5%에 해당한다.

텐센트에서 해고당한 모바일 게임 개발자 아만다(27)는 “텐센트 같은 기업이 이런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없다면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냐”며 “내가 다음에 어디로 갈 수 있을까”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통신은 “올해 중국 취업시장에는 1100만 명의 신규 대졸자가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더 이상 예전처럼 대규모 채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실업자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대기업의 인력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은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청년 5명 중 1명이 실직 상태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15일 발표에 따르면 7월 중국 도시 실업률은 5.4%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전국 범위로 보면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9.9%로 전달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류페이첸 냇웨스트 그룹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여전히 시행 중인 가운데 하반기 대학 졸업자가 사회에 나오면 높은 실업률이 지속될 수 있다”며 “빅테크들은 오랫동안 구직자들을 흡수해 왔는데 중단되면 경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청년 실업 해결을 위해 창업 지원부터 직업훈련 강화, 공공기관 인력 확충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금융업체 ING그룹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리스 팡은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중단하면서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이 신입사원 채용에 앞장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정부 지원 일자리가 고등 교육을 받은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일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