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에 20년간 ‘나무 400만 그루’ 심은 부부가 가져온 ‘초록빛 기적’

김연진
2020년 05월 11일 오후 2:2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4

브라질의 유명 사진작가 세바스티오 살가도는 지난 1990년대, 르완다에서 벌어진 대량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촬영해 세상에 큰 충격을 안겼다.

대량학살의 끔찍한 실상을 전 세계에 폭로하며 공로를 인정받았지만, 그는 몸과 마음은 이미 너덜너덜해질 만큼 지친 상태였다.

이에 자신의 푸르렀던 고향으로 돌아가 잠시 쉬기로 결심했고, 아내 렐리아 델뤼즈 살가도와 함께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지역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곳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Instituto Terra

거대하고 울창했던 숲, 그곳에서 활기차게 뛰놀던 동물들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생명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그곳은 이미 죽은 상태였다.

살가도는 “당시 내 고향은, 내 마음처럼 몹시 병들어 있었다. 모든 것이 파괴됐었다”고 고백했다.

완전히 변해버린 고향의 모습에 망연자실한 살가도는 아내의 한 마디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아내는 “우리가 다시 그 숲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나무를 심자는 것.

이에 부부는 ‘테라 협회(Instituto Terra)’라는 환경단체를 만들고 황무지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였다.

Instituto Terra

그렇게 지난 2001년부터 약 20년간 무려 4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그러자 숲, 아니 정확히 말하면 황무지 같았던 그곳에서 생명의 기척이 다시 느껴졌다. 숲이 다시 살아나면서 조류와 포유류, 파충류 등의 동물들도 보금자리를 찾아 돌아왔다고.

살가도는 “우리가 지구에 집중하지 않고, 인간과 지구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면 모든 생명이 파괴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부부는 수많은 환경운동가에게 영향력을 미쳤고, 현재 자연보호 및 교육 사업에 힘쓰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