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특집] ③ 그린피스 창립자 “한국 원자력 기술에 감명…자랑스러워해야”

이윤정
2022년 08월 12일 오후 3:22 업데이트: 2022년 08월 12일 오후 10:40

원자력,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 중 하나
화석연료 의존도 줄여야…후손들 위해 아껴 쓰자
태양광·풍력, 건설·유지비 비싸고 전력 생산 불규칙
국민들, ‘친환경’ 구실로 더 비싼 에너지 비용 지불

기후변화 문제는 전 세계적 어젠다이다. 전 세계 매체들은 지구온난화 관련 기후변화의 암울한 모습만을 부각한다. 그러나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늘 존재하는 현상이었다.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위험성이 부각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캐나다 환경학자 패트릭 무어 박사도 “기후대재앙은 없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연구자이다. 에포크타임스는 패트릭 무어 박사와 박석순 교수의 지상(紙上) 대담을 총 3편에 걸쳐 소개한다. 

-책에서 한국을 환경 종말론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책에서 한국의 원자력발전소 두 곳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제가 한국을 언급한 내용은 비판이 아니라 찬사였습니다. 저는 매우 현대적이며 친근감 있고,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모든 관련 기술력에서 매우 뛰어난 당신의 국가에 대해 매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무어 박사는 그의 저서 ‘종말론적 환경주의’에서 한국 울산광역시의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에 있는 원자로 4기 중 2기를 언급하며 “각각의 원자로는 1400메가와트(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두 개의 원자로만으로도 2백만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한국은 전력의 30%를 생산하는 24개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4기의 원자로가 추가 건설 중이다. 한국의 원자력 산업은 보기에도 좋은 원자로 건설을 자랑한다. 내부 벽과 바닥이 대리석으로 마감된 곳이 많은데, 이는 콘크리트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나라에서는 흔치 않다”라고 썼다.

울산광역시 신고리 원전 3·4호기 | 한수원 제공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개편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모두 아주 비쌀 뿐만 아니라 발전량 변동이 심해 신뢰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러한 기술력으로 국가 전체에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도록 세뇌됐습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경제 전반의 기생충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은 넓은 면적의 땅이 필요하고, 햇빛이나 바람이 없으면 전기를 생산할 수 없어 원자력, 수력, 가스 등 안정적으로 발전 가능한 에너지가 있어야 합니다.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 굳이 태양광이나 풍력이 필요 없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걸까요?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를 건설하려면 원자재 채굴, 운송 및 건설 등에 막대한 양의 화석연료가 사용됩니다. 많은 지역에서 그러한 설비를 건설하고도 유지관리에 든 만큼의 에너지를 제때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대관령 풍력발전기 모습 | 연합뉴스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합리적인 ‘에너지 계획’은 무엇인가요?

“국가별 가용 자원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수력은 가장 저렴하고 안정적이지만, 지형이 평평하고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저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유는 화석연료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 아니라 화석연료 없이는 작동할 수 없는 기술에 이 귀중하고 한정된 화석 에너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오래 보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자력과 수력은 건물의 냉난방, 온수, 전기제품, 공장의 전기 모터, 철강 제조, 시멘트 생산 등과 같이 고정된 상태에서 작동하는 모든 기능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열차도 전기화될 수 있으며 유조선, 화물선, 해군 함정과 같은 대형 선박도 원자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운송 중장비와 항공 운항 등 일부 운송 기술은 전기로 작동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합니다. 기존 원자력 에너지 기술력 자체만으로도 최소한 화석연료 50%를 비용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2012년 한국의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했습니다. 한국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는 전형적인 ‘보이지 않는 가짜 재앙과 종말의 위협(fake invisible catastrophe and threat of doom)’입니다. 원자력은 미래 에너지이며 중국, 인도, 러시아 역시 원자력 기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원자력 에너지를 점차 폐기하려 한 것은 바보 같은 정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 원자력 에너지 기술을 자랑스러워해야 합니다.”

“가짜 ‘기후 위기’와 마찬가지로 부유한 국가에서는 원자력에 반대하는 것이 유행처럼 됐습니다. 특히 좌파 정부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는 매우 역설적이며 자기 파괴적입니다. 왜냐하면 원자력은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원자력 에너지는 수십 년 동안 가장 안전한 전기 생산 기술이었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생각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원자력 발전 때문에 사망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2012년 한국 신고리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한 패트릭 무어 박사(왼쪽에서 두번째) | 무어 박사 제공
2012년 3월 무어 박사는 이화여대 환경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이 1971년 창설한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 활동 경험을 소개했다. | 무어 박사 제공

-환경단체는 ‘안전한 원전 기술은 없다’면서 대부분 원전을 반대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보면 실제 겁이 나기도 하는데 원전에 대한 당신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원자력은 신뢰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 중 하나입니다. 체르노빌 사건은 원자력 발전 기술 역사상 시민들의 죽음을 초래한 유일한 사고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사고로 인해 86명이 사망했으며 이들 대부분이 사고 발생 후 열흘간 원자로 노심의 강렬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체르노빌과 같은 형태의 원자로는 매우 나쁜 설계였으며 다시는 이런 형태로 건설되지 않을 것입니다.”

무어 박사는 후쿠시마 사고에서 방사능으로 사망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후쿠시마에선 오히려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로 인해 약 2만 명이나 사망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에 있는 첫 4기의 원전 설계에는 몇몇 심각한 오류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거대한 쓰나미가 해안가를 덮칠 수도 있다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자로를 더 높은 곳에 설치했어야 합니다. 그들은 쓰나미가 덮친 해안 인접 원자로 앞에서 비상용 예비 발전기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은 후 원자로 노심 냉각을 위해 발전기를 가동했습니다. 그들은 쓰나미 여파로 발생한 수소 폭발을 쉽게 막을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실수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방사능으로 사망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한국에선 2030년까지 탄소를 2018년 대비 40% 수준으로 줄이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했습니다. 일각에선 이를 추진한 ‘탄소중립위원회’에 원전 전문가는 한 명도 없으며, 에너지 전문가의 검토도 없었다고 비판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정부 탄소중립기구도 이런 식인가요?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것들은 과학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증명된 바가 없는 정치적 목적입니다. 그렇게 많은 양의 화석연료를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은 거의 ‘희망 사항’이나 ‘꿈’과 다름없습니다. 그렇지만 기후 위기론자들은 우선 이런 멍청한 정책을 모두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후에 현실에서 그것을 성취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현실 세계는 물리학이나 자연의 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과학과 기술에 의해 발견된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왜 탄소중립위원회에는 원자력 발전 전문가가 하나도 없나”라는 질문에 무어 박사는 “아주 좋은 지적”이라며 “정치인들은 이러한 측면의 논의를 듣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원자력·수력 같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국가”라며 “원자력·수력 발전 등의 기술은 오늘날 세계 에너지 공급의 80%를 차지하는 화석연료에 비해 신뢰할 수 있고 비용 효율적인 대안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태양광 발전소 | 연합뉴스

-책 한국어판 서문에 나오는 한국식 탄소중립 정책(예컨대 산을 밀고 태양광 건설, 바이오매스 추진, 고령의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 나무 심기, 수상 태양광 등)에 대한 비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어 박사는 책에서 아프리카나 인도를 비롯한 인도양 일대 섬에 서식하는 바오밥나무를 예로 든다. 이 나무들은 수령(樹齡)이 2500년 넘는 것도 있다. 환경론자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이 나무들이 죽어간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론 나이가 많이 들어 자연적으로 고사하고 있다는 게 그의 반박이다.

“저는 환경운동가들이 화석연료와 플라스틱(거의 모두 화석연료에서 만들어짐) 사용을 중단시키기 위해 제시한 많은 이유를 비판하느라 ‘종말론적 환경주의’ 책에서 태양광과 풍력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 않았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저는 태양광과 풍력을 경제 전반의 기생충이라고 믿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이러한 재생에너지는 안정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다른 기술을 사용했을 때보다 국가를 더 가난하게 만듭니다. 태양광·풍력 발전은 에너지 공급업체에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줘야 하고, 면세 혜택과 특권을 제공해야 합니다. ‘친환경’이라는 구실로 국민들은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가 더 비싸더라도 구매해야 합니다. 소수의 사람이 태양광·풍력 발전으로 수백만 달러·마르크·파운드를 벌고 있는 동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더 비싼 에너지 비용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이는 주식 시장의 폰지 사기(Ponzi scheme)와 매우 유사합니다.”

폰지 사기는 실제 이윤 창출 없이 나중에 들어온 신규 투자자의 돈을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나누어 주는 다단계 금융 사기를 일컫는다.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가 벌인 사기 수법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한국은 새만금 간척지에 3000MW급 육상·수상 태양광을 건설 중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땅은 대부분 식물과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갯벌은 조개류와 다른 많은 생물 종들이 번성하는 곳으로, 생산성이 매우 높은 해양 환경으로서 보호돼야 합니다. 갯벌을 유지하면서 원자력발전소를 2~3기 증설하는 것이 땅을 적게 차지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를 생산하는 훨씬 탁월한 방법일 것입니다. 한국인들이 원자력을 반대하는 이유는 분명 ‘핵폐기물’과 관련한 정치적 선동 때문일 거로 짐작합니다. 원자로의 첫 번째 사이클에서 사용된 연료에는 우라늄으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에너지의 95% 이상이 여전히 포함돼 있습니다. 이것은 폐기물이 아닙니다. 이는 앞으로 수백 년, 아마도 수천 년 사용될 연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