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로비스트, 민주당 선거캠프에 수천 달러 기부

앤드루 쏜브룩
2022년 11월 4일 오후 7:00 업데이트: 2022년 11월 4일 오후 7:00

화웨이, 미국서 ‘국가안보 위협 업체’ 지정
로비는 합법이지만, 화웨이 로비에는 우려감

국가안보 위협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미국 로비스트가 최소 8개 민주당 선거캠프에 수천 달러씩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은 오는 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허위정보 등을 유포하는 정치공작을 실시했으며, 화웨이 측의 로비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정치자금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오픈 시크릿(OpenSecrets)’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다국적의 로펌 시들리 오스틴의 선임고문인 토마스 그린은 지난달 민주당 선거캠프 8곳에 총 1만 달러 이상을 개인적으로 기부했다.

화웨이의 최고위 로비스트인 그린 고문의 정치자금 기부는 주로 경합주나 민주당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여기에는 애리조나주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마크 켈리 상원의원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상원의원 후보로 나선 존 페터먼 등이 포함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로부터 거센 압력을 받은 화웨이는 2019년 미국 로비팀에 경제 제재에 정통한 3명의 선임 고문 변호사를 추가했다. 그린 고문은 그중 한 명이며 팀의 리더로서 활동에 종사해 왔다. 미국에서는 로비가 합법화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시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것으로 지적되는 화웨이의 통신기기에 대해 “안보상 우려가 있다”며 정부기관의 화웨이 제품 조달을 금지했다.

또한 화웨이는 다수의 미국 기술기업으로부터 산업기밀을 훔쳐낸 혐의로 기소됐으며, 2021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의해 ZTE 등 4개 중국 기업과 함께 “국가안보 위협 업체”로 지정됐다. FCC는 “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가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초 화웨이가 휴대전화 송신탑을 “무기화해서” 인근 미군 시설에 대한 정보를 불법 수집해 중국 공산당에 보냈다는 CNN 보도가 나오자 이 회사에 대한 재조사를 시작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중국 정보기관 요원 13명을 기소하고 그 가운데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 2명은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법무부는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 등은 중국 정보요원들이 보호하려고 한 기업이 화웨이라고 보도했다.

재판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보요원들은 미국 정부 직원에게 뇌물을 주고 증인 명단, 사건과 관련된 직원에 대한 자세한 정보, 검찰관의 메모 등 극비 문서를 훔치는 등 불법적으로 화웨이에 대한 기소를 무산시키려 했다.

이들이 훔쳐낸 극비 문서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심각한 손해를 줄 수 있는 것이었다고 자료에서는 밝혔다.

미국 국내 정치에 개입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정치공작에 관한 언론 보도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점점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버지니아주 돈 베이어 하원의원(민주당)의 보좌관이 중국 대사관의 대리인 자격으로 중국 대사관 관계자와 하원의원들 사이의 회의를 주선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베이어 의원 사무실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해당 보좌관을 즉각 해고했으나, 이 사건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버지니아주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에포크타임스는 그린 고문과 그의 정치자금을 받은 민주당 캠프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기사 게재 시간 전까지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