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총구 겨눈 진압 경찰에 에포크타임스 포스터로 항변

에바 푸
2019년 12월 26일 오후 4:35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2:00

(홍콩=에포크타임스) 무방비 상태의 여성 시위자에게 홍콩 경찰이 총을 겨누자 이 여성은 본지 홍콩 에포크타임스 인쇄소에서 제작한 포스터를 펼쳐 보여주며 항변했다.

포스터에는 홍콩 시위대에게 익히 알려진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天滅中共)”이라는 문구가 영어와 중국어로 쓰여 있었다. 이 슬로건은 최근 몇 달 동안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홍콩 거리거리의 모퉁이와 벽에 내걸리고, 공예품에까지 새겨졌다.

본지는 이 여성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당시 경찰이 총을 쏜 것은 아니며 시위자는 22일 시위 현장에서 무사히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 차터가든 집회에서 한 시위자가 에포크타임스가 제작한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라고 적힌 포스터를 들고 있다. 2019. 12. 23. | Sung Pi-lung/The Epoch Times

한 시위자는 포스터 슬로건에 위력을 불어 넣는 듯 “신께서 공산당을 무너뜨릴 자비를 베풀 것”이라고 해석하며 “우리는 중국 공산당이 완전히 무너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일요일에 있었던 이 사건은 6개월간 지속해온 홍콩 시위는 중국 공산 정권에 대한 반대 운동이며, 진정한 보편적 참정권과 경찰의 잔혹성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포함한 다섯 가지 요구를 이뤄야 함을 일깨웠다.

홍콩 시민은 중국 북서부 신장 자치구에 억압된 위구르 소수민족을 지지하기 위해 일요일 집회에 참여했다. 이날도 경찰은 중국 국기를 불태우려는 시위자 2명을 체포했으며,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곤봉과 페퍼 스프레이를 사용했다.

최전선에서 진실 전달

본지 기자들은 홍콩과 중국 및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진실한 보도를 위해 시위가 시작되던 6월부터 현장에서 취재해 왔다.

그러나 어떠한 정부·기업·정당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대가를 치러야 했다.

지난달, 복면을 한 4명의 침입자는 홍콩판 에포크타임스 인쇄소에 불을 질렀다. 이 화재로 최소 인쇄기 두 대와 인쇄용지 네 묶음이 파손됐다. 현재까지 조사 중인 이 사건은 중국 정권의 전술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해당 인쇄소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공격받은 바 있다.

미국 의회와 지지 단체들은 언론사의 방화사건을 거세게 비난하며, 사건에 대한 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언론인 보호위원회의 스티븐 버틀러 아시아 프로그램 조정관은 11월 22일 성명을 통해 “경찰은 에포크타임스 인쇄소를 불태운 자들을 파악하고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즉각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전달했다.

미국 조시 하울리 공화당 의원은 “언론 자유에 대한 어떠한 (형태로의) 훼방은 홍콩 국민에게 약속된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며 “그것은 기본적인 민주주의 기능을 무너트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밥 메넨데스 민주당 의원은 이 사건에 대해 “전체주의 정권만이 언론 보도를 두려워한다”고 일축했다.

올해 4월 홍콩 세븐일레븐(홍콩 프랜차이즈는 미국 본사와 관계가 없다)은 홍콩판 에포크타임스와의 구독 계약을 돌연 취소하고 신문 판매대에서 본지 신문 배급을 중단했다. 국경없는기자회의 세드릭 알비아니 동아시아 지국장은 당시 “이번 계약 취소는 중국 당국의 압력 외에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추정했다.

시위 현장의 최전방에 섰던 에포크미디어 그룹의 기자들도 홍콩 시민과 함께 최루탄과 물대포를 맞아야 했다.

지난 8월, 생방송 보도를 위해 현장에 나섰던 에포크타임스의 계열사 NTD의 딩딩 오우 기자는 생중계 도중 최루탄에 맞아 최루가스를 마시고 기절했었다. 이후 오우 기자는 “경찰의 진압이 아무리 폭력적이라도 독자들에게 사실과 진실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24일 밤 몽콕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을 취재하던 에포크타임스 대만 지국 프랭크 팡 기자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이 쏜 최루탄에맞았다. 팡 기자는 몇 시간이 지난 후에도 “최루 가스 냄새가 아직도 코와 폐에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날 밤 경찰은 수십 명의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도 발사했다.

미국 본사의 자스퍼 팩커트 편집장은 “홍콩 시민이 얼마나 용감한지, 에포크타임스의 독보적인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지켜보며 진한 감동과 겸허함을 느낀다”고 독려했다.

언론의 핵심 임무

에포크타임스의 홍콩 보도는 독자들에게 진실을 제공한다는 언론의 핵심 임무를 보여준다고 팩커트 편집장은 강조했다.

팩커트 편집장은 “우리 언론사가 추구하는 가치는 진실과 전통이다. 우리 기자들이 홍콩에서 목숨 걸고 있는 것은 (그 가치를 보여주는) 분명한 예”라며 독립적인 언론을 유지하려 기자들의 노력이 “우리를 진정 다르게 만드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본지 홍콩판은 공산 정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신문 중 하나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

홍콩 주요 8개 신문의 1면. 이 중 6개 신문은 베이징 광고를 싣고 있으며, 에포크타임스(아래줄 왼쪽)와 애플데일리만이 홍콩중문대학에 대한 경찰의 포위망을 다루고 있다. 2019. 11. 12. | Sarah Liang/The Epoch Times

이를테면 11월 12일, 지역 언론 8개 중 6개 신문은 시위대를 ‘폭동’으로 규정하며 유권자들에게 ‘폭동 반대’를 호소하는 광고를 1면에 실었으나, 에포크타임스는 전날 밤 발생한 홍콩중문대학의 경찰 포위를 취재 보도했다.

독보적인 보도를 한 결과 홍콩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에포크타임스 독자가 급증했다.

미국에서 에포크타임스에 대한 언론 공격

홍콩에서 인쇄소 방화 사건이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최근 몇 달 동안 에포크타임스에 대한 언론의 공격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8월 NBC 뉴스는 ‘본지가 중국 공산당이 제작한 선전물을 따라 한다’는 왜곡된 보도를 여러 차례 한 결과, 페이스북 기사의 광고 수주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20일, 페이스북은 가짜계정을 동원해 영향력을 확대한 미디어 기업 BL의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고 BL이 본지와 연계돼 있다는 허위 주장을 폈다.

미국 영문판 에포크타임스 발행인 스티븐 그레고리는 “에포크타임스는 독립언론”이라고 밝히며 페이스북에 유감을 표명했다.

짐 뱅크스 공화당 의원은 지난 11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주커버그에게 서한을 보내 서구사회에서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중국 공산당의 책략에 우려를 제기했다.

뱅크스 의원은 서한에서 “세계 국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중국 정권에 맞서는 인사들의 주장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때”라며 “미국기업은 중국이 아닌 미국의 가치를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