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빈과일보 24일 폐간…마지막 지면 발행, 홈페이지·앱 폐쇄

류지윤
2021년 06월 24일 오후 12:00 업데이트: 2021년 06월 24일 오후 2:08

중국 정부가 ‘반중 매체’로 공격하던 홍콩의 독립언론 ‘빈과일보’가 24일 오전 0시를 기해 홈페이지와 뉴스앱, 넥스트 매거진(壹週刊) 운영을 공식 중단했다.

전날 빈과일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 자정부로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24일이 지면을 발간하는 마지막 날”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빈과일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발행 중단을 알리는 페이지(goodbye.appledaily.com)로 연결된다. 이 페이지에서는 지면 발간 중단과 홈페이지, 앱 운영 중단을 안내한다.

아울러 “독자, 정기 구독자, 광고주, 홍콩인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성원에 감사한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스마트폰 앱은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으며, 일부 오래된 뉴스의 본문만 표시된다. 모든 사진은 빈과일보 로고로 대체됐다.

전날 빈과일보 모회사인 넥스트미디어의 이사회는 “이번 토요일인 26일에는 마지막 신문을 발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한 시간 만에 별도 성명을 통해 24일 지면을 끝으로 신문 발간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빈과일보는 직원들의 안전 등을 고려해 24일 신문사 운영을 마치기로 했다. 이후 직원들에 대한 퇴직 조치와 아직 구독기간이 남은 독자들에 대한 조치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빈과일보는 한국에도 들어온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자인 지미 라이가 1995년 창간했으며, 파파라치 기자팀을 운영해 유명 인사나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루머를 집중 파헤치는 등 선정적인 가십성 뉴스로 시선을 끌었다.

추후 중국에 기우는 홍콩 정부를 비판하고, 공산당 내부 권력투쟁을 특종 보도하는 성향을 보이며 중국을 향해 침묵하는 다른 언론들 사이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2014년 우산 혁명과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때도 시민들의 대변자로 활약해 많은 지지를 얻었다.

빈과일보는 지난 26년 역사에 작별을 고하기 위해 마지막호를 100만 부 발행했다.

대만 TVBS 방송에 따르면, 빈과일보는 전현직 직원들에게 현재 사옥 주변에서 경찰이 검문을 하고 있으므로 불필요한 체포를 피하기 위해 회사 건물을 방문하지 말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