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동망’, 中공안 국민 감시 맹비난

2016년 12월 20일 오후 4:48 업데이트: 2019년 11월 8일 오후 7:17

중국 공안부가 최근 CCTV 무작위 감시를 위한 새로운 법률 초안을 제정하자 홍콩 동방일보(東方日報) 인터넷판인 동망(東網)은 드물게 연일 일련의 기사를 게재하며 공안부가 CCTV 감시과정에서 심각한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전 공산당 총서기 장쩌민과 그의 아들 장몐헝을 지목하며 이들이 추진한 공안부 최대 인터넷 감시시스템 금순공정(金盾工程)도 함께 비난했다.

지난 10월에는 홍콩 ‘성보(成報)’가 기사를 연속 게재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장더장(張德江) 등이 ‘홍콩을 혼란시킨 4인방’이라고 비난하고 주범으로 장쩌민을 지목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은 공산당 고위층이 분화되면서 언론 역시 편이 갈리게 됐고 일부 홍콩 언론이 현 국가주석 시진핑 편에 서서 장쩌민파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공안이 사생활 침해

홍콩 동망은 이례적으로 11월 29일부터 3일 연속으로 공안부 CCTV를 비난해 여러 방면에 존재하는 문제들을 폭로했다. 여기에는 7편의 뉴스와 칼럼 ‘학자: 내륙 관료들의 CCTV 남용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 외에도, ‘무소둔형(無所遁形: 감출 수 없는 형국)’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11편 게재됐다.

이 중에 ‘무소둔형: 장쩌민 시기에 은밀히 건설한 방대한 감시시스템’이라는 글은 직접 장쩌민과 금순공정을 지목했다. 이 글에서는 본지가 과거 공안부의 빅데이터 시스템이 1998년 시작한 금순공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폭로한 보도를 인용했다. 금순공정 주요책임자는 장쩌민과 장남 장몐헝 외에 전 정법위 서기 뤄간(羅幹), 전 공안부 부부장 장신펑(張新楓), 이미 해직당한 마샤오둥(馬曉東) 전 공안부 정보통신국 기술 총책임자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현재 대다수 국민들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전 중국 국민을 대상으로 전방위 감시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소둔형: 공안부 감시시스템이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 인정’이라는 글에서는 공안이 주도한 이 방대한 감시 프로젝트는 국민의 프라이버시와 관련이 있고, 현재 그 어떠한 법률 권한도 없는데도 단지 공안부의 업무적 필요에 의해 대량의 세금이 투입돼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수백 개 1,2선 도시마다 억대 단위의 위안화가 투자됐다는 것이다.

누구나 피해자 될 수 있어

재미 시사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신조례 초안이 중국공안계가 오랜 시간 대규모적이고 불법적으로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사실을 우회적으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동망의 보도는 중국공안부의 감시시스템이 금순공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분명하게 지적했으며, 이는 금순공정이 문제가 있고 곧 정돈될 것이라는 신호도 전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문제전문가 헝허(橫河)는 인력데이터뱅크와 얼굴인식시스템 등 많은 금순공정 프로젝트는 초기에 파룬궁 수련자들을 겨냥해 개발한 것이며, 나중에는 사회 각계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금순공정과 이후에 개발된 빅데이터 시스템은 12분 이내에 13억 국민의 개인정보, 4분 이내에 전국 지명 수배자 정보, 3분 30초 이내에 전국 운전기사 개인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동방부가 7개 부류의 중점인물에 대해 분류 검색을 하는데 2분이 걸리지 않으며, 모든 정보를 걸러내는데 40초가 걸리지 않는다. 그는 공안 당국이 이 같은 빅데이터 방식으로 전 국민을 감시하고 있으며, 누구나 피해자가 될 가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사람들의 인권이 보장받지 못하면 대다수 사람들도 언젠가는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헝허는 지적했다.

홍콩 언론, 시진핑 주석 따라 장쩌민파 비판

동방일보는 10월 하순 성보지를 따라 장더장(張德江)과 중련판(中聯辦)을 겨냥한 언론전을 개시, 랴오후이(廖暉) 전 홍콩·마카오판공실주임 등 홍콩을 혼란케 하는 인사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콜롬비아대학 정치학과 리톈샤오(李天笑) 박사는 현재 홍콩에 많은 변화가 나타난 것이 시진핑의 장쩌민파 숙청과 관련 있다고 말했다.

성보지가 폭로한 스캔들은 계속해서 장쩌민파 현임 상무위원 장더장, 장가오리(張高麗)와 류윈산(劉雲山)을 겨냥하고 있는데, 이들이 여전히 자리에 있는 한 권력을 이용해 시진핑 정권에 끊임없이 훼방을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이전에 시진핑 주석이 취임 후 줄곧 장쩌민파가 오랫 동안 장악한 공안계통을 숙청했고 고위층 인사 또한 대폭 교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4년 동안 이미 24개 성 공안청장을 교체했고, 이 중 2개 성은 두 차례나 바꿨으며 정법위 서기와 공안청장이 여럿 낙마했다. 6중전회에서 ‘시진핑 핵심’이 확정된 이후 두 명은 사형에 처해졌다.

시사평론가 탕징위안은 친공산당 색채를 띤 동망이 직접적으로 장쩌민을 지목하고 사정없이 비난하는 것은 홍콩의 언론진영이 현재 양분화 되고 편을 선택하고 있음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리톈샤오 박사는 시진핑 주석의 부패척결 최종목표는 장쩌민으로, 단지 단계적으로 상황에 따라 전략적, 전술적 조정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장쩌민파 주요 구성원을 낙마시켰고 수차례 지방 강화에서 문제의 본질을 언급했지만 중국에서 직접 언급할 수 없는 것들은 홍콩 언론을 통해 표현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