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학 학생회, 첫날 총사퇴…“협박·살해 위협에 시달려”

이윤정
2021년 03월 5일 오후 6:02 업데이트: 2021년 03월 5일 오후 6:02

홍콩의 한 대학 학생회가 취임 첫날 총사퇴했다. 이들은 사퇴 이유로 “중국 공산당의 협박과 살해 위협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홍콩중문대(CUHK) 학생회 임원들이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원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학생회 임원들은 그동안 자신들과 가족들이 중국 공산당의 협박과 살해 위협에 시달려 왔다고 폭로했다. 

학생회장 이삭 램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대학 측의 압력이라고 설명했다.  

램은 “대학 경영진이 학생회 임원을 한 명씩 만나 2월 28일 학생회 선거에서 자발적으로 사퇴할 것을 여러 차례 종용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생회 임원은 퇴학당하거나 구속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했다.

“지지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저희의 비겁함이 여러분을 실망시켰습니다. 너무 많은 압력과 학교 측의 통제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어 이런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홍콩중문대. | NTD 화면 캡처

지난주 학생회 선거에서 임원들은 4천 표 이상의 압도적 표 차이로 선출됐다. 

하지만 이들이 학생 체포와 관련해 학교를 비난하고 홍콩 국가안전법을 비판한 점이 문제시됐다.

학생회 임원들은 출마 연설에서 중국 공산당에 굴복해 학생들을 탄압하는 대학의 행태를 비판했다.

또 “국가안전법은 독재 통치 수단”이라며 “이에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류칭 중국 인권 운동가는 “위협은 실제로 존재한다”며 “중국 공산당은 마치 폭력조직처럼 행동해 원하는 걸 얻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행동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50년 역사의 CUHK 학생회뿐 아니라 다른 대학 학생회도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