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통체인, 中 강제노동 ‘크리스마스 카드’ 납품업체 거래 중단

윤건우
2019년 12월 25일 오후 4:20 업데이트: 2019년 12월 25일 오후 4:21

중국 ‘노동감옥’ 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보이콧에 참여하는 기업이 추가됐다.

호주 최대 패션·문구 유통업체 ‘코튼온그룹(Cotton On Group)’이 중국의 물품 공급업체 조사를 착수하겠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가 수감자들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크리스마스 카드 판매 중단을 발표한 후 내려진 결정이다.

앞서 지난 22일 영국 BBC는 런던에 사는 6세 소녀가 테스코에서 산 크리스마스 카드에 구조 요청 글이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글은 중국 상하이칭푸 교도소의 수감자가 쓴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마스 카드가 중국의 노동감옥 수감자에 의해 생산된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자, 테스코 측은 “카드가 만들어지는 공장에서 구입을 중단하고 조사를 시작했다”는 성명을 냈다.

코튼 온 측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현대사회에서 일어나야 하지 말아야 할 강제노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해 공급업체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다”고 전했다.

테스코는 사건 발단의 크리스마스 카드가 상하이칭푸 감옥에서 약 100km 떨어진 저장성의 윈광 인쇄공장(浙江云廣印業)에서 만들어졌다면서 “교도소 인력이 동원된 공장에서 생산된 물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테스코는 공급업체를 조사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윈광 공장이 지난 11월 테스코 측의 종합적인 감사 시스템으로 조사받았으나 당시 규정을 위반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테스코 크리스마스 카드 논란이 일어나고 다음 날인 23일 중국 외교부는 상하이 교도소의 강제노역 혐의를 부인했으며, 윈광 공장 측은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덧붙였다.

미국 ABC는 윈광 인쇄공장이 미국 월트디즈니사와 빅 로트사의 해외 협력업체 명단에 올라 있다고 보도했다.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중국산 물품에 대한 호주기업의 구매 중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0월 호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튼 온과 온라인 쇼핑 업체 ‘타깃 오스트레일리아’가 중국의 신장 지역의 섬유 공장에서 위구르족 무슬림 신자들이 강제노동에 부역되고 있다는 호주 TV 탐사 프로그램이 방영된 후 이 지역 면직물 구매를 중단했다.

호주 ABC 시사교양 ‘포 코너스(Four Corners)’는 지난 7월 ‘중국은 어떻게 세계 최대의 감옥을 운영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위구르족 100만이 갇힌 신장 강제 수용소의 충격적인 사실을 파헤쳤다.

이 방송에서는 호주 회사들과 거래하는 중국 공장에 위구르족 수감자들이 강제노동에 동원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타깃 오스트렐리아, 코튼 온 외에도 진즈웨스트, 데인저필드, 이케아, H&M 등에 조달되는 신장 지역 면화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