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갈등 빚은 페이스북, 보건부·기상청 페이지 차단

하석원
2021년 02월 18일 오전 11:00 업데이트: 2023년 06월 16일 오후 4:16

페이스북이 호주에서 뉴스 콘텐츠를 금지한 데 이어 일부 호주 정부기관 페이지들을 차단했다.

‘빅테크’로 불리는 거대 디지털 플랫폼 업체와 한 국가 정부 사이에서 온라인 공간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각) 페이스북은 호주 퀸즐랜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SA) 주정부와 호주 수도 특별구(ACT) 보건부 페이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 소방응급서비스 페이지를 차단했다.

전날 호주에서 뉴스 콘텐츠를 금지하기로 한 조치의 연장선상이다.

페이스북은 호주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 업체에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물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데 반발해 전날 이같은 조치를 내놨다.

현지 언론 AAP는 퀸즐랜드 주정부가 차단 조치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페이스북 측과 사태 해결을 위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poch Times Photo
페이스북은 자사 플랫폼에서 호주 소식을 공유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퀸즐랜드 헬스(Queensland Health)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차단했다. | 에포크타임스

이번 페이스북의 호주 정부기관 페이지 차단 조치로 인한 영향은 매우 광범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기관, 의원, 보건 당국, 요금계량 당국, TV와 라디오 방송국의 페이지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퀸즐랜드와 SA의 보건부 페이지는 팔로워가 각각 60만명, 30만명 이상이다. ACT 보건부 페이지는 팔로워 5만명, WA 소방응급서비스 페이지 팔로워도 30만명이 넘는다.

호주 기상청 페이지는 90만명 이상의 팔로워에게 기상 소식과 폭설, 한파, 홍수 등 긴급상황 경보를 전하는 채널로 활용된다.

그외 다른 정부 보건이나 긴급 서비스 페이지는 차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이 호주에서 뉴스 콘텐츠를 금지하면서 이용자들은 호주 매체들이 보도하는 뉴스 콘텐츠를 보거나 공유할 수 없게 됐다. 호주 이용자들은 해외 뉴스도 볼 수 없다.

페이스북은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물겠다는 호주 정부의 방침에 따를 수 없으며,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구글은 지난 15일 호주 미디어 기업 ‘세븐 웨스트 미디어’에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으며,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 코퍼레이션 소속 언론사에도 뉴스 사용료를 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