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밝혀진 中 공산당 ‘천인계획’의 실체

정용진
2021년 01월 21일 오후 4:25 업데이트: 2021년 01월 21일 오후 4:25

최근 호주의 한 조사에서 중공은 지난 20년간 호주 과학자 약 300명을 비밀리에 중공에 협력시키면서 약 2억8000만 호주달러(약 2,380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부정하게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의회 정보보안 합동위원회(PJCIS)는 현재 호주의 고등교육 및 연구기관과 관련된 국가안보 위험을 조사하고 있으며 관련 제보도 함께 수집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 알렉스 조스케(Alex Joske)는 의견서를 제출하며 “조사 결과 325명의 호주 정부기관 및 연구소 소속직원들이 중공이 추진해온 인재 모집 프로그램인 ‘천인계획’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많은 사람이 국가 연구비 지원 규정을 어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325명의 연구자 가운데 59명은 호주연구위원회(ARC)로 부터 연구비를 지원받는 동시에 중국 기관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정부의 규정은 국가 연구비 수혜자는 반드시 연구성과에 대한 이익충돌 여부를 공개하도록 명확히 요구하고 있어 이들 연구자가 천인계획에 참여한 것은 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조스케는 퀸즐랜드대 조지 자오(George Zhao) 교수를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호주연구위원회(ARC)의 연구비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연구자 중 한 명인 자오 교수는 중국 칭다오에 있는 ‘거루보 에너지 과학기술’이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중공의 인재모집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예는 전 호주 국립대 교수 위창빈(Brad Yu Changbin)이다. 조사 결과 위창빈은 호주에서 무인기를 연구하면서 호주 국방부 연구비를 지원 받는 동시에 중공의 여러 인재 모집 프로그램에 참가해 중공군을 위한 인재를 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양성한 사람 가운데는 중공군의 무인항공기 수석 기술자도 있다.

위창빈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유일한 호주 유학생인 동시에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중공이 통제하는 캔버라 중국학생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조스케는 “중공 인재 모집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은 때때로 자금지원기관과 고용주에게 이익충돌 내용과 외부취업 상황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 그들은 이미 수십 건의 부적절한 행위, 또는 간첩 활동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이들 참가자들은 중국에 군사관련 기술을 이전하여 상업화하도록 장려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공이 벌인 호주에서의 인재모집 계획은 지난 20년 동안 2억8000만 호주달러(약 2,380억원)에 달하는 연구비 부정집행 사건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로 망명한 전 시드니주재 중국 외교관 천융린(陳用林)도 최근 호주 의회에 이와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는 “중공은 자국의 산업을 현재의 노동집약산업에서 과학기술 혁신산업으로 전환하기를 매우 원하고 있어, 선진 과학기술 인재를 보유한 호주의 고등교육기관은 중공의 다양한 인재 모집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정부가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 측과의 협력을 제한해 호주의 지적재산권과 국가이익을 보호할 것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