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머의 ‘오디세이’에 나타난 전통적 가정의 중요성

류시화
2022년 12월 20일 오전 11:27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5:32

호메로스의 ‘오디세이’

우리에게 ‘호머’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는 기원전 7세기 초에서 8세기 말에 쓰인 작품입니다. 오디세이는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여한 내용을 담은 ‘일리아스’의 후속작으로,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은 서사시입니다.

그리스 대서사시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오디세이는 오디세우스가 전쟁 이후에 겪은 해상모험, 괴물이나 마법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가족, 특히 ‘아버지’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주제를 담은 작품입니다.

1만 2,110행으로 이뤄진 이 서사시는 총 24권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중 6권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남녀가 가정을 가지고 두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보다 더 훌륭하고 위대한 선물은 없다.”

이는 오디세우스가 그의 가족인 아내와 아들과 재회하고 싶어 하는 간절한 열망을 나타내는 문구입니다.

가정의 문제

‘오디세이’의 작가인 호메로스는 작품을 통해 가정의 평화가 얼마나 쉽게 교란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전해 오랫동안 고향 이타카섬을 비우자, 이타카섬의 사람들은 그들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죽었다고 믿게 됩니다.

그러자 많은 젊은 구혼자가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를 유혹해 왕위를 얻고자 몰려듭니다. 구혼자들은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의 영지를 침범해 오디세우스의 재산으로 매일 먹고 마시며 연회를 즐깁니다.

과거 그리스인들은 손님과 주인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법칙인 ‘제니아’를 중요시하며 지켜왔습니다. 주인은 손님에게 음식과 음료를 대접하며 모든 손님을 환영하고, 손님은 주인을 존중하며 답례로 선물을 제공하며, 너무 오래 머물지 않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구혼자들은 조상들의 신성한 관습을 무시하고 오디세우스의 영지에 마음대로 머물며 주인인 페넬로페와 가족들을 괴롭혔습니다.

구혼자들에 의해 조상들의 전통과 관습이 무시된 채 이타카섬에는 혼돈이 가득했습니다. 이 젊은 구혼자들이 왜 통제를 벗어나 신성한 전통을 무시하게 되었을까요? 바로 그들의 아버지들 또한 오디세우스처럼 트로이 전쟁을 위해 이타카섬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10년에 걸쳐 진행된 이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아버지가 가정을 떠났고, 섬에 남은 많은 아이는 아버지의 현명한 가르침을 받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남겨진 소년들은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바르게 자라기도 했지만, 일부는 아버지의 부재로 사회 전통과 그 전통의 중요성에 관한 지식을 전해 받지 못하고 자라났습니다.

결국 오디세우스의 영토를 침범한 구혼자들은 전통의 가치를 배우지 못해 이런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른 것입니다.

아버지의 귀환, 전통 규율을 바로잡다

오랜 모험 끝에 오디세우스는 이타카섬으로 돌아왔습니다. 가족의 품에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돌아온 즉시 혼란과의 싸움에 돌입합니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도 함께 싸움에 동참합니다. 아버지가 떠날 당시 갓난아기였던 텔레마코스는 어엿한 청년이 되어 그의 세대가 저지른 부도덕한 행동과 맞서 싸웁니다.

구혼자들을 함께 무찌르며 아버지와 아들은 신뢰와 사랑을 깨닫고 함께 전통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거대한 서사시의 작가 호메로스는 결국 결말을 가정을 회복하고 전통 가치를 지키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당대를 넘어 현재까지도 전통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