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재단, ‘경제자유지수’ 평가에서 홍콩 배제

강우찬
2021년 03월 6일 오후 2:00 업데이트: 2021년 03월 6일 오후 2:00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 2021년도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 보고서를 발표했다. 싱가포르가 세계 최고의 경제자유국으로 뽑혔고 홍콩과 마카오는 이번 평가에서 제외됐다.

발표 당일인 3월 4일 홍콩의 항생지수(HIS)는 한나절 동안 762P 떨어진 29,236.79P, 항생테크지수는 496P 떨어진 8,870P를 기록했다. 오후 들어 하락 폭이 줄면서 항생지수는 643.63P(2.15%) 하락한 29,236.79P로 마감했지만, 테크지수는 하락 폭이 늘어나며 최종 546.89P(5.84%) 하락한 8,819.62P로 마감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설립자인 에드윈 퓰너(Edwin J. Feulner)는 지난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최근 사태의 추이를 통해 홍콩과 마카오의 정치가 베이징의 통제를 받고 있음을 분명히했다며 홍콩은 지난 2년간 정치적 자유와 자치를 더욱 잃어 여러 면에서 중국의 다른 주요 도시들과 거의 비슷해졌다고 지적했다.

퓰너는 “나는 1997년 6월 30일의 반환식에 참석했었다. 당시 나는 홍콩이 중국의 중형 도시가 되는 게 아닌가 걱정했다. 슬프게도, 바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작성했다.

2019년까지 25년 연속 1위에 올랐던 홍콩은 2020년 3월 평가에서 싱가포르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2021년, 홍콩과 마카오는 해당 순위에서 제외돼 중국에 편입됐다.

첸마오보(陳茂波) 홍콩 재무장관은 인터넷 칼럼을 통해 “홍콩의 경제 정책 결정권이 중앙 정부에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이 같은 행위에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일국양제’가 유명무실해진 지금, 첸 장관의 설명은 수긍할 수 없다.

홍콩금융업임직원총회 궈자룽(郭嘉榮) 회장은 에포크타임스에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조치는 국제사회의 홍콩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졌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중앙 및 특별행정구역 정부는 일국양제를 무너뜨리고 홍콩의 오랜 경제기반을 무너뜨리기보다는 어떻게 국제적으로 잘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홍콩 헤지펀드의 베테랑 이사인 첸즈젠(錢志健)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은 1973년 설립돼 4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 공공 정책의 브레인 중 하나로서 이 재단이 발표한 지수는 홍콩 비즈니스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경제자유지수’ 평가에서 홍콩(및 마카오)을 제외했는데, 전달하려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홍콩 특별행정구역은 이미 중국에 완전히 유입됐으며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첸즈젠은 “홍콩의 현재 환경에 대해 홍콩인들과 국제 투자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있다”며 “펀드들이 아시아 본사를 홍콩으로 옮기는 것도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의 정치적 리스크와 정치적 박해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당국은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임의로 사용해 영업 및 전문직 종사자들을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첸즈젠은 자신이 아는 헤지펀드 중 일부는 이미 홍콩을 떠나 싱가포르와 도쿄 등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갔다고 밝혔다.

홍콩은 더 이상 홍콩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금융기관 혹은 기업들이 조용히 떠날 것이라고 첸즈젠은 덧붙였다.

‘경제자유지수’는 헤리티지 재단이 발표하는 연례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184개 국가의 경제 자유도 점수와 거시경제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해당 지표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경제자유도 평가지표로, 지수 창시자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유사한 기준을 채택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