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 메세나폴리스 ‘임대세대’ 주민들은 카페에서 커피도 못 사 마신다

김연진
2019년 11월 25일 오후 2:26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46

최근 유튜브 ‘워크맨’의 배달원 체험 영상이 공개된 이후, 서울 합정의 고급 아파트 ‘메세나폴리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소위 ‘배달 갑질’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유튜브 ‘워크맨’에 출연하는 장성규는 배달 알바 체험을 하며 메세나폴리스로 치킨 배달을 나섰다.

그런데 배달하는 과정에서 출입구가 복잡하게 나눠져 있고, 10개 층 이상을 계단으로 내려와야 하는 등 고충이 따랐다.

심지어 이곳으로 배달해본 경험이 있는 한 배달원은 “음식 배달을 가면 배달원들은 화물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MBC ‘뉴스데스크’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배달원들은 입주민들의 필요에 의해서 건물에 출입하는데, 배려는커녕 차별하고 갑질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메세나폴리스와 관련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8월, MBC 뉴스는 “‘설국열차 아파트?’ 생존까지 차별해야 했을까”라는 제목으로 메세나폴리스를 다룬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4~10층, 11~29층이 철저히 분리돼 있다. 전자는 임대세대이며, 후자는 분양세대다.

출입구가 서로 다르고, 임대세대 주민들과 분양세대 주민들은 사실상 교류가 차단된 상태였다.

MBC ‘뉴스데스크’

심지어 임대세대 주민들은 단지 내 카페에서 커피를 사 마실 수 없었다.

한 주민은 “너무 더운 날에, 음료를 사 마시려고 카페에 갔더니 몇동, 몇호냐고 물어보더라”며 “그래서 몇동, 몇호라고 대답했더니 ‘임대에 계신 분은 판매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한 건물 저층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분양세대 주민들은 옥상으로 대피할 수 있다. 하지만 임대세대 주민들은 옥상으로 출입이 불가능하다. 구조상 원천 봉쇄돼 있다고.

이렇게 기형적인 구조로 설계돼 있지만, 불법 건축물이 아니다.

MBC ‘뉴스데스크’

1층부터 옥상까지 연결된 계단(분양세대 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계단)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법의 빈틈을 교묘하게 이용한 셈이다.

일상적으로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것에서부터, 위급상황 발생 시 생존 수단까지. 임대세대와 분양세대는 철저하게 분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