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해상훈련 ‘림팩’에 26개국 참가…“대중 억지력 확인”

한동훈
2022년 06월 3일 오후 6:33 업데이트: 2022년 06월 3일 오후 6:33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환태평양 훈련'(RIMPAC·림팩)에 한국 등 주요 동맹국 외에도 인도·일본·호주 등 쿼드 회원국, 남중국해 주변 5개국 등 26개국이 참가한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림팩은 공산주의 대국 중국을 향한 거대한 억지력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1년 시작돼 올해 28회째인 림팩 훈련은 이달 29일부터 8월 4일까지 하와이 호놀룰루 근해와 남부 캘리포니아 인근에서 진행된다.

주최국인 미국을 포함해 호주, 일본, 캐나다 등 26개국 함정 38척, 잠수함 4척, 항공기 170대와 9개국 지상부대를 포함한 장병 2만5천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미 해군 제3함대는 림팩 관련 성명에서 “림팩 2022는 대국이 모든 영역에서 벌이는 공격, 충돌급(級)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한 상호 접속성, 근성, 민첩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또 “림팩 기간 능력과 적성이 뛰어난 파트너들은 함께 훈련하여 집단의 힘을 발휘하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때 주로 쓰이는 표현이다. 이번 림팩 훈련의 방향성을 명확히 한 부분이다.

2012년 림팩 훈련 장면 | 미 해군 제공

쿼드 회원국, 남중국해 주변 5개국 참가

중국은 남중국해 군도를 군사화하는 등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반대하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3개국도 이번 림팩 훈련에 참가한다.

남중국해 인근에서 중국과 해상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쿼드 회원국인 미국, 인도, 일본, 호주도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며 인도 태평양에서의 중국의 침투에 대응하고 있다. 쿼드에 대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아시아의 나토(NATO)”라고 비난한 바 있다.

31일 2022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하기 위해 마라도함에 편승해 출항하는 해병중대장 김윤호 대위(가운데 맨 앞)를 비롯한 해병대 대원 130여 명이 마라도함 차량갑판에서 임무 완수의 각오를 다짐하고 있다. | 해군 제공=연합뉴스

한국, 사상 최대 규모 함대 파견

한국은 올해 림팩에 최신형 대형상륙함 마라도함과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등 함정 3척과 손원일급(214급) 잠수함 신돌석함 1척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한다.

참가 전력은 마라도함, 세종대왕함, 신돌석함 외에도 구축함 문무대왕함, P-3C 해상초계기 1대, 링스 해상작전 헬기 2대, 한국형 상륙돌격형장갑차(KAAV) 9대다.

또 해병대 상륙군 1개 중대, 특수전전단 4개 팀, 해군 59기동건설전대 등 장병 1000명 등을 보낸다.

마라도함과 신돌석함, KAAV, 기동건설전대의 림팩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돌석함은 지난달 12일 사전 출항했고, 마라도함은 지난달 31일 제주 해군기지를 떠나 훈련 장소인 하와이로 향했다.

일본 방위성은 해상 자위대 함선 4척을 림팩에 파견했으며, 10월 28일까지 4개월간 함정 3척과 잠수함 1척, 항공기 3대를 인도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림팩에는 칠레, 콜롬비아, 덴마크, 에콰도르,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멕시코, 네덜란드, 뉴질랜드, 페루, 스리랑카, 태국, 통가, 영국 등이 참가한다.

2018년 환태평양 합동군사훈련(림팩)에 참가한 미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함. 2018.7.26 | Petty Officer 1st Class Arthurgwain L. Marquez/U.S. Navy via AP=연합

“중국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의 억지력 증명”

칼 슈스터 전 미국 태평양사령부 연합정보센터 작전부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림팩은 군사적 의미 외에도 미국의 외교적 글로벌 영향력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슈스터는 “이번 림팩은 미국의 글로벌 해상 파트너십의 힘과 범위를 보여줬다. 이는 미국의 영향력과 전략적 지위, 특히 해군의 지위가 하락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잠재적 침략자에 매우 중대하고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림팩 참가국의 규모는 미국의 영향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며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가 림팩에 참가하기로 한 점을 언급했다.

중국은 남태평양의 작은 국가들을 상대로 침투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