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황호의 음식약식] 여름에 좋은 오묘한 열매 ‘오미자’

2013년 05월 22일 오후 4:58 업데이트: 2019년 06월 28일 오후 4:20

오미자(五味子)는 5가지 맛이 나는 열매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맛이 납니다. 특히 여름에 더위를 식혀주고 갈증을 멎게 하며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효능으로 사랑받습니다. 실제로는 신 맛이 가장 강하고 쓰고 떫은 맛도 있습니다. 특히 끓이면 떫은 맛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미자를 먹고 단 맛과 짠 맛까지 느낄 정도면 미각이 굉장히 발달한 분입니다.

 

아직 5월이지만 절기상으로도 그렇고 인체는 이미 여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환자들의 증상도 이미 봄에 나타나는 증상보다는 여름의 질환이 더 많습니다.

 

오미자의 첫 번째 재주는 수렴입니다. 거둬들인다는 뜻인데, 여름에는 일단 땀을 덜 흘리게 땀을 흘리면서 소모된 기를 보충해 주는 작용이 있습니다. 특히 오미자는 폐와 신장으로 효능이 강하게 발휘됩니다. 오미자의 작용에 대해 예부터 폐의 기운을 거둬들이고 화와 열을 내려준다고 했습니다. 특히 기침과 해수에 좋습니다. 폐와 관련된 기능 중의 하나가 땀구멍과 피부입니다. 그래서 몸이 허하고 더워서 땀을 흘리고 피곤해할 때 오미자가 큰 도움이 되고, 피부를 부드럽고 촉촉하게 해주는 기능도 합니다.

 

그래서 수렴의 기운이 강한 가을과 겨울보다는 발산의 기운이 강한 봄과 여름에 오미자가 좋습니다.

 

동의보감에서 언급한 관련 대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침이 나고 기가 오르며 열이 나는 것을 치료한다.
– 폐가 허하여 저절로 땀이 나고 기가 약하며 숨이 찬 것을 치료한다.
– 오래된 기침에 반드시 오미자를 쓴다.
– 손진인(孫眞人)이 ‘여름철에 오미자를 늘 먹어 오장의 기운을 보해야 한다’고 한 것은 위로는 폐를 보하고 아래로는 신을 보하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는 함경도와 평안도에서 나는 오미자가 가장 좋다.
– 진액을 생겨나게 한다.

 

손진인은 대의학자 손사막을 말하는데, 여기에 오미자의 깊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폐를 수렴해주고 보호해 주며, 콩팥의 기능을 보호해주는 것이 오미자입니다. 특히 여름과 같은 불의 계절은 물의 장기인 콩팥을 소모하기 때문에 신장이 허해지기 쉽습니다. 아래에 콩팥의 기능과 관련된 오미자의 효능에 대한 동의보감 관련 대목을 한번 찾아봤습니다.

 

– 남자의 정(精)을 보한다.
– 몽설와 유정을 치료한다.
–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신수를 보한다.

 

이런 효능을 바탕으로 임상에서는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만성 기침과 천식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루와 정력감퇴에도 씁니다. 그래서 남성 불임과 발기 부전에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소변과 관련해서 요실금과 빈뇨에도 활용합니다.

 

오미자는 기본적으로 성질이 따뜻한 편입니다. 수렴과 온성을 가진 약물은 대부분 설사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속이 냉해서 발생한 설사에 오미자를 쓰는 것도 그때문입니다. 특히 새벽녘에 아랫배가 사르르 아프면서 설사하는 경우에 좋습니다.

 

오미자의 수렴 기능은 정신을 집중시키고 또렷하게 합니다. 그래서 불면증이나 건망증 집중력 저하 등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다른 약물이 주가 되고 오미자가 돕습니다. 소갈 즉, 당뇨를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갈증이 심하고 입안이 마르는 유형에 좋습니다.

 

피부 질환에서는 피부 노화를 억제하고 탄력을 증가시키는 작용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오미자는 무난한 약재이면서도 효과가 광범위합니다. 체질적으로는 태음인에게 가장 좋은 효능을 보입니다. 일부 소양인은 오미자를 먹으면 열이 오히려 난다고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소음인은 복용을 장기간 하면 기운이 보충되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오미자를 집에서 먹을 때는 상온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냉장고에 넣어 놓고 드셔도 좋고, 살짝 끓인 뒤 식을 때까지 뒀다가 시원하게 드셔도 좋습니다. 맛의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만, 평소 속이 냉한 분들은 가급적 후자를 선택하시고 드실 때도 차갑게 드시지 않고 상온으로 맞춰서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글/ 한의사

 

경희대 한의학과 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現 강남경희한의원 원장
저서 ‘채소스프로 시작하는 아침불끈대혁명’

김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