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황호의 음식약식] ‘건강한 편식’ 체질 음식 가려먹기①

2013년 02월 28일 오전 11:00 업데이트: 2019년 06월 28일 오후 4:20

칡즙과 헛개나무 열매는 간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칡은 갈근이라는 이름으로, 헛개나무 열매는 지구자라는 이름으로 한의원에서 널리 쓰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를 직접 체험하시거나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은 칡즙을 먹으면 숙취도 풀리고 대변도 편하게 보고 몸이 가벼워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말을 듣고 칡즙을 한 박스 사서 먹는데, 처음 며칠은 괜찮은 것 같더니 곧 뭔가 몸에 맞지 않은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몸이 가라앉고, 설사를 하거나 입맛이 떨어집니다. 머리가 무겁고 잠이 많이 오기도 합니다. 칡은 대표적인 태음인 약재로서, 소음인이 복용할 경우 간혹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소음인은 태음인 음식이나 약재를 잘못 먹을 경우 기능이 저하되고 소화가 잘되지는 않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어떤 분은 칡즙을 먹고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면서 잠이 잘 안오기도 합니다. 소변을 자주 보고 대변이 굳게 나오면서 열감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소양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소양인은 태음인 음식이나 약재를 잘못 먹을 경우 이렇게 항진 반응, 즉 열감을 동반해 기능이 항진되는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양인이 태음인 약재나 음식을 먹으면 반응이 좀 더 복잡합니다. 머리가 아프고 잠을 설치면서 소화가 잘 안되고 기운이 빠집니다. 항진과 저하 현상이 함께 옵니다.

 

남자에게 좋은 산수유?

 

산수유와 알로에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산수유는 산수유라는 이름 그대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약재이고, 알로에는 노회라는 이름으로 쓰고 있습니다. 두 약재 모두 소양인 약재로 분류하는데, 무난한 성질은 아니고 기능이 강한 편입니다. 이와 같은 소양인 음식이나 약재를 먹고서 복통, 설사, 피로, 소화불량이 있거나 몸이 무겁고 가라앉는다면 소음인일 확률이 가장 좋습니다. 만약 태음인이 먹게 되면, 물론 보름 넘게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멍하고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가스가 차면서 배가 사르르 아픕니다.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기도 하고 졸음이 오면서 몸이 가라앉습니다. 소음인에 비해 가라앉는 정도가 덜하지만 졸음과 술이나 약에 취한 듯 한 기분이 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간혹 변비가 있는 태음인은 소양인 약을 먹고 변비가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태양인은 소양인 약재와 음식을 먹고 심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지만, 약간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울렁거리는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홍삼은 모두에게 좋다?

 

홍삼, 벌꿀, 삼계탕 등은 대표적인 소음인 음식입니다. 홍삼은 인삼을 찌는 과정에서 약의 성질이 약간 바뀌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소음인에게 가장 좋습니다. 소음인 약과 음식을 먹었을 때 체질에 맞지 않을 경우 특히 반대 체질인 소양인의 반응은 명확합니다. 입이 마르고, 가슴과 머리에서 미열이 나면서 답답한 기분이 듭니다. 속이 쓰리거나 울렁거리고, 잠을 설치거나 쉽게 들지 않습니다. 간혹 소변을 자주 보고, 자주 봐도 시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부에 열감이 있으면서 뾰루지 등이 나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내 몸에 맞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즉시 복약과 섭취를 중단하는 편이 좋습니다.

 

태음인이 소음인의 것을 먹을 경우에는 위와 같은 항진반응이 나타나기도 하고 대장이 약한 태음인의 경우 설사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약간 졸리는 듯한 느낌이 나타납니다. 태음인이 뭔가 잘못 먹었을 때 쉽게 나타나는 반응 중의 하나가 졸림입니다.

 

오가피도 몸에 맞아야

 

오가피와 하수오 등은 태양인 약재입니다. 태양인 음식과 약을 먹고 나타나는 반응 중에서 재미있는 것은, 잠을 설치고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대변이 시원하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소양인이라는 점입니다. 태음인은 나른하고 졸리는 등 몸이 가라앉는 반응이 많습니다. 소음인은 약간 속이 불편하고 설사를 하는 등, 속에서 받지 않는 증상이 주가 됩니다.

 

위의 분류를 토대로 평소 자신의 경험을 돌아 보시면 재미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몸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도 됩니다. 다음 연재부터는 각 체질별 음식 분류와 지혜롭게 음식을 가려 먹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글/ 한의사

 

경희대 한의학과 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現 강남경희한의원 원장
저서 ‘채소스프로 시작하는 아침불끈대혁명’

 김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