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준금리 재역전…추경호 “환율 변수 요인 촘촘히 관리”

이윤정
2022년 09월 22일 오후 12:15 업데이트: 2022년 09월 22일 오후 5:22

추경호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 없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빅스텝 시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유럽 등의 고물가 대응을 위한 고강도 금융긴축이 가속화하는 등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9월 22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긴축 경로가 당초 시장의 예상 수준을 뛰어넘고 성장 전망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과거 금융위기 등에 비해 현재 우리의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 연준은 9월 21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것)을 밟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가 기존 2.25~2.50%에서 3.00~3.25%로 높아지면서 다시 한국(2.50%)을 앞질렀다.

추 부총리는 “연준 위원들이 내년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올해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는 125bp 추가 인상을 전망하면서, 네 차례 연속 75bp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 흐름과 관련해 추 부총리는 “환율 수준 이면에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들에 대해 촘촘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연기금 등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흐름, 수출·수입업체들의 외화자금 수급 애로 해소 등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변동성이 높아진 국내 채권시장과 관련해선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함께 정책 공조를 통해 시장 안정을 위해 가능한 조치를 적극 강구하겠다”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개인 투자용 국채 도입 등 국채 수요 저변을 확대하는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경상수지가 향후 안정적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출 활력 제고 및 관광·콘텐츠 등 서비스산업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에너지 수입량 감축 등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이용 효율화 방안도 조속히 마련·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것)’ 단행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 직후 “0.25%p 인상 기조가 아직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에 “연준의 최종금리가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한 달 만에 많이 바뀌었다”며 “금융통화위원들과 함께 이런 전제조건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