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 “‘北 극초음속 미사일’ 분석 중”

2021년 10월 1일 오후 4:39 업데이트: 2021년 10월 1일 오후 9:59

北, 남북통신선 복원 언급 다음날 미사일 또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발사에 국제사회 우려 표명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 , 극초음속 완성되면 방어 더 어려워져

지난달 30일 북한은 새로 개발한 반항공(지대공)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통신선 복원을 언급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올해 들어 7번째 무력도발이다. 북한은 9월 한 달 동안 11~12일 신형 장거리 미사일, 15일 탄도미사일, 28일 극초음속 미사일, 30일 신형 반항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지난 28일 북한이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우려가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피츠버그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도발 행동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은 반복해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어 국제사회는 이를 심각하게 여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이 28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현재까지 우리 군은 어제(28일) 북한이 시험 발사했다고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탐지된 속도 등 재원을 평가해볼 때, 개발 초기 단계로 실전배치까지는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29일 발표했다. 이어 “현재 한미연합자산으로 탐지 및 요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30일 국방부 관계자는 에포크타임스와 통화에서 현재 우리 군 당국은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현재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 중’이라 말했다.

현재 언론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450km 정도라는 보도에 대해서 국방부 관계자는 “그렇게 얘기한 적 없으며, 현재 우리 군에서는 분석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미사일 관련 추가적인 내용은 “아직 별도로 나온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도 북한이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현재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글렌 밴허크 북부사령관은 30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정보 당국이 여전히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북한이 그런 능력을 보유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30일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본지와 유선 인터뷰에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역량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신 센터장은 “합참이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합참의 공식발표를 유추해보면 요격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은 마하 5를 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도 현재 초기 단계 시험이기 때문에 그래도 성공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북한이 그런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국방부의 입장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계속해서 시험 발사를 통해 무력 도발을 할 것으로 보는지를 묻자 신 센터장은 “한, 두 차례 한국 정부의 의지를 시험하면서 북한 주도의 남북 관계를 만들기 위해 추가 도발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이 지금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미사일) 역량은 개발하면서 한국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못 하도록 하는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이라 언급했다. 그러면서 “(남북) 통신선이 이제 다시 10월이면 연결이 될 것 같고, 그런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대화를 희망하기 때문에 북한의 추가 도발에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가 제한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 센터장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위협적이라는 미국의 평가에는 “빨라서 잡지 못하니까 그렇다”며 “(극초음속 미사일은) 일반적으로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오는 미사일과 다르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가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극초음속은 말 그대로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인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기존의 순항 미사일보다 빠르기 때문에 방어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미 공군(USAF)과 공동으로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 개념(HAWC)’의 비행 실험을 완료했다고 지난 27일(현지시간) 밝혔다.ㅣDARPA 제공

신 센터장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완료된 무기체계라면 미사일 방어는 더 어려워지겠다”고 예상하며 “미사일 방어도 계속 업그레이드되겠지만 현 수준이라면 방어하기가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억제력(抑制力)은 억제력대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 센터장은 남북 통신선 복원과 관련 북한의 대화 제스처에 대해선 “북한이 한국 정부는 미사일 도발에도 가만히 있으라는 식의 이중기준을 의미한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그런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2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종합적이며 면밀히 분석하여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취재본부 이진백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