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 회담…연합연습 통합·확대, 확장억제 합의

이윤정
2022년 07월 30일 오전 11:00 업데이트: 2022년 07월 30일 오전 11:59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억제태세 강화키로
이종섭 “北 핵실험, 김정은 의지에 달려”
오스틴 “강력한 한미동맹, 北 위협에 준비된 상태 견고히 유지”

한미 국방장관이 후반기 연합연습을 통합·확대하고 가까운 시일 내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개최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7월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연합방위태세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제반 현안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두 장관은 지난달 11일 세계 40여 개국 안보 수장이 모인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이후 한 달 반 만에 다시 만났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정전협정 체결 69주년 연설에서 미국과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강경한 위협 발언을 쏟아내며 군사 경고 수위를 높인 상황이다.

두 장관은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공감하고 북한이 도발하면 할수록 한미동맹은 더욱 굳건해질 것임을 역설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단호하게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한국 방위를 위해 미국의 모든 범주의 능력을 사용하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에 결연히 공동 대응하면서 올해 후반기 연합연습을 정부연습인 을지연습과 통합·확대하고,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지역 전개를 포함한 동맹의 억제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오는 8월 말로 예정된 한미 연합 훈련은 한국의 을지연습과 통합해 ‘프리덤 쉴드(freedom shield)’라는 이름으로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해 “쉴드는 방어적 훈련이라는 의미와 함께 대한민국 자유를 수호하는 의미가 있다”며 “한미 연합 훈련과 북한의 핵실험은 아무 관계가 없다. 핵실험 시점을 어느 시점과 연계할 것이냐는 것은 김정은의 의지”라고 말했다.

양국은 동맹의 억제력 향상과 한미 간 전략적 소통 강화를 위해 가까운 시일 내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9월 중에 협의체를 가동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12월 출범한 EDSCG는 한미 외교·국방당국 차관이 만나 확장억제의 원활한 운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다. 하지만 지난 2018년 1월 2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가 지난 5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이종섭 국방장관(왼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미 국방부 청사에서 장관 회담에 앞서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이종섭 장관은 “북한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면서 북한 핵실험 억제 방안, 핵실험 시 한미 대응 문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의 실행력 제고 방안, 한미 군사훈련의 수준 향상 방안을 의제로 제시했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동맹은 활발하고 강력한 동맹”이라고 평가하며 “우리 동맹은 그런 위협에 대해 변함없이 준비된 상태를 견고하게 유지할 것이며 북한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변함없이 준비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장관은 역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을 자유·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토대로 인도·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 평화와 안보,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공동의 약속을 확인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양국 국방 장관이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