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 외교차관, 워싱턴DC서 北·中 관련 현안 논의

2021년 11월 17일 오후 5:47 업데이트: 2022년 05월 31일 오후 2:31

최종건 외교 차관 ,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
전 국방부 차관보 , 미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 위험

한미일 3국 외교차관이 17일(미국 현지시간) 한국전쟁 종전선언 및 대중전략과 관련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제9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 참석해 미국 웬디 R. 셔먼 국무부 부(副)장관과 일본 모리 타케오(森健良) 외무성 사무차관을 만난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문제와 글로벌 공급망, 중국 등의 문제를 논의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셔먼 부장관은 일본과 한국 측 인사와 함께 3자회담을 통해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최 차관과 셔먼 부장관은 16일 국무부에서 열린 양자 외교회담을 통해 한미동맹, 한반도 문제, 백신, 공급망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외교 차관은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방안에 대해 각 급에서 소통과 공조가 빈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리는 3자회담은 지난 7월 이후 넉 달 만에 열리는 것으로 15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첫 미중 정상회담 이후 바로 열리는 외교회담으로 대중전략에 어떠한 내용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최 차관은 15일 미국에서 열린 ‘2021 한미전략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조연설 후 미중 관계 속 한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라 언급하자 랜들 G, 슈라이버 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최 차관은 “우리는 베이징 정부와 좋은 협력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지원과 지지를 위해 우리의 친구인 워싱턴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베이징과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간 무역 규모가 한미일 간 무역 규모를 합친 것 보다 크기에 무시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슈라이버 전 국방부 차관보는 “한국 외교부 1차관이 기조연설에서 중국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오커스(AUKUS)에서 프랑스가 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프랑스는 그들이 대우 받은 방식대로 대우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커스(AUKUS)는 미국, 영국, 호주 등 3개국이 지난 9월 15일 공식 출범시킨 외교안보 3자 협의체이다.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지원하면서 애초 계획되었던 호주와 프랑스의 디젤 잠수함 계약은 파기 되어 프랑스는 크게 반발했다.

3자 협의체로 미국과 영국은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중국을 더욱 압박하는 상황이다.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를 중국으로 지목하면서 관계가 악화됐다. 이후 중국은 호주의 소고기, 석탄, 와인 등 수입을 금지했지만 현재 중국은 석탄 부족으로 전력난까지 겪고 있다.

오커스 창설 다음날인 16일 왕췬(王村) 주유엔중국대표부 대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미국과 영국의 이번 조치는 적나라한 핵확산 행위이며, 한반도 핵 문제와 이란 핵 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와 대담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프레임워크(틀)와 관련해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예상하는지를 묻자 최 차관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가는 좋은 티켓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문재인 행정부는 약 6개월이 남았으며 우리는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평화로 가기 위한 로드맵과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취재본부 이진백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