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을지연습 시작…尹 “빈틈없는 안보 태세” 강조

이윤정
2022년 08월 22일 오후 1:18 업데이트: 2022년 08월 22일 오후 1:29

을지연습, 22~25일 실시…한미연합훈련 연계
4000여 곳 48만 명 동원…일반주민도 참여
尹 “을지연습 5년 만에 정상화…비상대비태세 새롭게 정비”

윤석열 대통령이 8월 22일부터 3박 4일간 한미연합훈련과 통합해 실시되는 을지연습과 관련해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빈틈없는 안보 태세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올해는 지난 5년간 축소 시행돼온 을지연습을 정상화해서 군사 연습인 프리덤실드와 통합 시행하게 됐다”며 “이번 을지연습은 변화하는 전쟁 양상에 맞춰 우리 정부의 비상 대비 태세를 새롭게 정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의 전쟁은 과거와 판이하게 그 양상이 다르다”며 “국가기간정보통신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비롯해 항만, 공항, 원전과 같은 핵심 산업 기반,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 시설 등 주요 원자재 공급망에 대해서도 공격이 이뤄지고 우리의 전쟁 수행 능력에 타격과 무력화를 시도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의 사전 연습이 진행 중인 8월 18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K1 전차가 훈련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미 군은 오늘부터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합훈련을 시작했다. 2018년 이후 축소됐던 대규모 야외 실기동 훈련이 부활하고 정부 을지연습도 통합해서 시행한다.

앞서 한미 군은 지난 8월 16일부터 나흘간 사전 훈련인 위기관리연습을 진행한 데 이어 본 연습을 9월 1일까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한다.

5일간(22~26일) 실시되는 1부 연습에서는 군이 전시 체제로 전환하고 북한 공격 격퇴와 수도권 방어를 연습한다. 이어 4일간(29~1일) 실시되는 2부 연습에선 수도권 안전 확보를 위한 역공격과 반격 작전 연습이 병행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연습에는 전시 상황을 가정한 실전적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공항·원자력발전소·반도체공장 등 주요 산업 기반 시설에 대한 적의 공격을 가정해 테러나 민간·군 시설 드론 공격 대응, 민·관·군·경 등이 참여하는 방호 훈련, 다중이용시설 피해 복구 훈련도 병행 실시된다.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이번 UFS에서는 컴퓨터시뮬레이션에 기반한 지휘소연습(CPX)에 국한하지 않고 제대·기능별 연합 야외기동훈련(FTX)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연합과학화전투훈련(여단급), 연합대량살상무기제거훈련(대대급), 연합특수전교환훈련(소규모) 등 총 13개 훈련도 포함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됐던 연대급 이상 연합기동훈련이 일부 부활한 셈이다.

국방부는 지난 7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새정부 국방정책방향과 추진과제’를 보고하면서 전구(戰區)급 연합연습 및 훈련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독수리(FE)훈련·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으로 대표되는 전구급 연례 한미 연합연습은 2018년 6월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화해 기조 속에 폐지·축소됐다.

훈련 중인 장병들 | 연합뉴스

이번 UFS 훈련에선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도 1부 군사연습과 통합돼 시행된다. 중앙 및 시·군·구 이상 지자체와 주요 공공기관 및 중점 관리 대상 업체 등 기관 4000여 곳 48만여 명이 참여한다. 이번 을지연습은 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처음 실시하는 전국 규모의 정부 연습이다.

행정안전부는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실제 군사 상황과 국가비상대비계획 간 상호 교차 검증이 가능하도록 한미연합연습과 정부 연습을 연계해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을지연습은 국가 비상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연 1회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정부 주관 비상 대비 훈련이다. 1968년 1월 북한 무장 공비의 청와대 기습 사건을 계기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주관하에 정부 내 주요 관련기관이 참가하는 훈련을 실시하게 됐다. 그해 7월 ‘태극연습’이란 명칭으로 처음 실시돼 이듬해 ‘을지연습’으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1970년부터는 북한의 전면 남침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으로 확대됐다. 1972년에는 수도권 방어계획과 연계한 실제 훈련이 병행 실시됐고 1976년에는 군사 연습과 통합·실시함으로써 범정부적 차원의 훈련으로 발전됐다.

올해 을지연습은 공무원의 전시 임무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 불시 비상소집 훈련과 전시 행정체제로 전환하는 전시 직제편성 훈련을 과 단위로 실시한다. 아울러 주민 참여 훈련으로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접적(接敵·적진에 근접함) 지역의 주민 이동 훈련, 포격 대피 훈련 등을 한다고 행정안전부는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실전과 똑같은 연습만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보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하며 “어떤 국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정부 기능을 유지하고 군사작전을 지원하며 국민 안전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연습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