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권 파워 세계 톱클래스… 190개국 무비자 방문 가능

최창근
2022년 01월 12일 오후 8:17 업데이트: 2022년 01월 12일 오후 8:17

한국 여권 파워 세계 톱클래스
대한민국 여권으로 세계 190개국 방문 가능, 일본, 싱가포르 이어 독일과 공동 3위
북한은 39개국에 불과… 중국도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대만 등 다른 중화권 국가보다 낮아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해외여행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와중에 ‘한국 여권 파워’는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가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는 전 세계 190개국으로 일본·싱가포르에 이어 독일과 더불어 공동 3위이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시민권 및 투자 자문회사 헨리 앤드  파트너스(Henley & Partners)는 매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글로벌 여행 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전 세계 199개국 중 특정 국가의 여권 소지자가 비자 없이 방문하거나 사실상 무비자로 갈 수 있는 국가가 얼마나 되는지를 합산하여 산출한다.

헨리 앤드 파트너스는 2006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여행하기 좋은 여권, 즉 사전 비자 없이 여권 소지자가 갈 수 있는 국가 수를 기준으로 여권 순위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이른바 ‘헨리여권지수(Henley passport index, HPI)’이다.

올해 헨리여권지수에서 한국은 190점(무비자 방문 가능국 수가 190개국이란 뜻)으로 독일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공동 1위인 일본과 싱가포르 여권 소지자는 전 세계 192개국을 무비자 방문할 수 있다.

한국과 독일에 이어 핀란드·이탈리아·룩셈부르크·스페인은 각각 189개국 무비자 방문이 가능하여 공동 5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프랑스·네덜란드·스웨덴·오스트리아·덴마크가 188개국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영어권 국가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2014년 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권이었던 미국과 영국 여권은 186개국 무비자 방문이 가능해 순위가 한 계단 오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같은 순위의 여권으로는 벨기에,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여권이 있다.

중화권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192개국)가 수위였고, 홍콩(171개국), 대만(145개국), 마카오(144개국), 중국(80개국) 순위로 나타났다. 2022년 1월 현재, 전체 수교국이 14개에 불과한 대만은 상호 비자 면제 협정 체결 등으로 대만 여권만으로 여행 가능한 국가가 145개국에 달하지만, 이른바 ‘G2’인 중국은 국력에 비해 여권 파워는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여권 파워는 중동 산유국 오만과 같은 수준으로, 총 82개국을 비자 없이 방문 가능한 남태평양 도서국 파푸아 뉴기니보다 낮은 수준이다.

조사 대상 199개국 여권 중 아프가니스탄 여권으로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26개국에 불과하여 꼴찌를 기록했다. 이 밖에 이라크가 28개국, 시리아가 29개국으로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북한(104위)은 39개국 무비자 방문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5위 네팔, 106위 소말리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헨리 앤드 파트너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국경 장벽이 높아지면서 지수 산정 16년 만에 각국별 여권 파워 차이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벌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일시적 국경봉쇄 등은 감안하지 않았다.

여권 지수를 만든 크리스티안 캘린 헨리 앤드 파트너스 회장은 “여권과 비자는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결정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이다”라며 “부유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인적 및 물적 자원을 재분배하고 균형을 재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