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잘못된 시각” 중 저명 학자 온라인강의 돌연 중단

연합뉴스
2020년 11월 19일 오전 10:57 업데이트: 2020년 11월 19일 오전 10:57

중국의 한국문제 전문 학자가 온라인 강의 도중 한국전쟁과 관련해 중국의 공식입장인 ‘항미원조”(抗美援朝)와 다른 시각을 표명해 강의 중단과 함께 당국의 조사를 받을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매체 명보는 19일 선즈화(沈志華·70) 중국 화둥사범대 역사학 교수가 지난 5일 동영상 플랫폼인 비리비리(bilibili)를 통해 진행하던 온라인 강의 ‘소련 사회주의 모델의 확립과 종말’이 생중계 1시간만에 돌연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주최측은 이후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정상적인 학문적 의견 교류를 심각하게 방해하는 악의적인 신고로 강의가 중단됐다”고 알렸다.

명보는 선 교수가 강의에서 한국전쟁과 관련한 발언을 했으며, 한 누리꾼이 이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기념식 연설 내용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강의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 누리꾼은 시 주석이 연설에서 한국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항미원조’ 개념을 강조하고, 6·25를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했는데 선 교수가 이를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의는 심각하게 잘못됐고 그런 이유로 대학 측은 선 교수에 대해 조사를 하고 이 사안을 처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누리꾼은 “우리는 역사학에서 부정적인 영향에 둔감해서는 안되며 이를 제거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선 교수는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공격당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면서 해당 신고내용을 웃음으로 일축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선 교수는 “현재 중국 네티즌들은 아무말이나 한다. 그들은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지적한다”고 말했다.

명보는 선 교수가 서방매체에 “중국의 가장 중요한 냉전 학자”로 소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군병사와 노동자를 거쳐 학자가 된 그가 과거 미국 학자들에게 국가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산 후 이후 다시 교단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명보는 선 교수의 한국전쟁에 관한 시각은 중국공산당 주류의 시각과 다르며, 그가 2015년에는 심지어 “마오쩌둥(毛澤東)이 북한을 망쳤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