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우리 문화 훔쳐갔다” 한복·갓·김치 다 자기들 거라고 주장하는 중국인들

황효정
2020년 11월 5일 오후 12:3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5

이제는 웃어넘길 수준이 아니다.

중국의 한국 문화 빼앗기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더 나아가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베꼈다는 게 일부 중국인들의 생각이다.

지난 3일과 4일 트위터상에서는 우리나라 누리꾼들과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 이른바 ‘한복 챌린지’ 논쟁이 발생했다.

한복 챌린지는 원래 국내 그림 작가들이 우리나라 전통 의복인 한복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복 그림을 그려 올리는 이벤트였다.

문제는 중국 누리꾼들이 한복 챌린지 게시물에 “한복은 중국의 전통의상이고 한국이 중국 역사와 문화를 빼앗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중국 방송 ‘천천향상’
중국 방송 ‘천천향상’

이들은 “한국인들은 역사를 바로 알라”며 한복뿐만 아니라 망건과 갓을 비롯해 모두 중국 전통의복을 표절했다고 비난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의 주장이라고 하기에는 최근 드라마와 예능 등 각종 중국 방송에도 우리나라 문화가 등장하는 일이 늘어 그 양상이 심상치 않다.

실제 얼마 전 한 중국 TV 프로그램에서는 한복을 입고 김치를 담그는 중국 연예인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방송에는 아리랑을 부르며 상모를 돌리는 모습도 나왔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같은 중국 방송을 증거로 들며 “한복과 갓은 중국 전통문화”라는 주장을 재차 펼친다.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이 과정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다수 발생했다.

트위터 캡처

국내 한 웹툰 작가가 한복 챌린지에 동참했는데, 이를 두고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에서도 당신의 웹툰이 번역돼 돈을 벌고 있으면서 이러냐”는 비난을 쏟아냈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작가의 작품은 중국에 정식 출간된 적 없다는 것. 다시 말해 중국에서 불법 번역해 소비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한 중국 누리꾼은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사람이 그려진 옛 송나라 그림을 들고 와 증거로 제시했는데, 이는 송나라를 방문한 고려인을 그린 그림이었다.

중국 누리꾼들의 댓글 테러에 분노한 일부 국내 누리꾼은 “문화대혁명 때 다 파괴되고 지금도 해외 사이트로 접속하는 인터넷이 막혀서 잘 모르나 본데 한복이 한국 거라고 영어로 된 증거도 많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당연히 전문가들의 의견은 국내 누리꾼들의 편이다. 여러 복식사 전문가들은 중국 전통의복과 우리나라 전통의복이 서로 영향을 받기는 했으나 엄연히 다른 형태라고 본다. 중국인들에게는 통하지 않아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