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침투한 공산당 부역자들①] 종교계 망치는 ‘이단감별사’…누가 후원하나

한동훈
2020년 03월 12일 오전 1:35 업데이트: 2024년 04월 4일 오전 9:46

중국 공산당의 사주를 받은 유학생, 조선족 댓글부대들이 한국의 온라인 여론을 공산당에 유리하도록 조작하고 있다는 ‘차이나 게이트’ 논란.

그 발단은 자신을 조선족이라고 소개한 한 커뮤니티 이용자의 고백이었다.

마치 퍼즐조각이 맞춰지듯, 그동안 극한대립이 벌어지던 온라인 여론에 대해 수상쩍게 여겼던 한국 네티즌들은 커뮤니티 내에 갈등을 조장하는 게시물이나 댓글 작성자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네티즌들은 중국에서 금기시하는 사이트 ‘동태망’이나 금기어(Free Tibet, 天安门, 法輪功)등의 활용법을 발견했고, 한국인인 양 위장하고 국내 대형 커뮤니티나 카페, 포털에서 암약하는 공산당 댓글부대 색출작업에 속도를 냈다.

색출방법은 댓글부대들이 모일만한 곳에 속칭 ‘좌표(여론조작 대상이 되는 뉴스나 게시글의 인터넷 주소)’로 위장한 동태망 사이트 링크를 걸어두고, 댓글부대가 이를 클릭하면 중국 공안의 추적을 받게 만드는 기발한 방법이었다.

그때부터 각 커뮤니티는 물론 포털, 카페, 트위터, 심지어 유튜브 등에서 ‘나는 개인이오’라는 기이한 한국어가 속출하면서, 예상보다 훨씬 곳곳에 침투했던 공산당 댓글부대의 전모가 드러났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 생활 10년 차라는 중국인 유학생은 “드디어 들켰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 유학생은 “댓글을 다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산당의 여론 조작과 통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의 여론 조작은 다양한 목표를 겨냥하지만, 지난 20여년 간 전 세계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던 최우선 공격목표는 바로 파룬궁이다.

파룬궁은 지난 1992년 중국 장춘시에서 리훙즈라는 기공사가 보급한 수련법이다. 단지 기(氣)만 연마하는 게 아니라 심성을 닦기 위해 진선인(眞善忍)이라는 원칙을 강조한다.

보급 초기, 중국 당국은 파룬궁을 국민건강증진 차원에서 권장했으나, 1999년까지 중국 내 수련인구가 7천만 명에 육박하자(당국 추산) 견제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규모는 크지만, 당시 건강동호회 수준이었던 파룬궁을 탄압하자면 확실한 빌미가 필요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2001년 톈안먼 광장에서 일으킨 가짜 분신자살 사건이다.

이 사건은 훗날 국제단체와 외신, 다큐멘터리(False Fire, 유튜브) 등을 통해 조작된 사건임이 드러난다. 심지어 ‘분신자살’을 연출하면서 불길조차 없었던 날림 사건이었다.

그러나 CCTV가 연일 비난방송을 하며 해당 화면을 내보내자 대다수 중국인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였고 이후 탄압은 급물살을 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파룬궁은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존재하고 있고, 중국 공산당은 댓글부대와 부역자들을 동원해 부정적인 여론 조성에 힘쓰고 있다.

최근 한국 내에서는 월간지 ‘종교와 OO’ 발행인 겸 편집인 오모(47)씨가 공산당 부역자 역할을 하고 있다.

오씨는 자칭 ‘이단감별사’로 활동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기성 교단이나 신학에 기반을 둔 이단연구자들로부터 이단으로 결의된 모순적인 인물이다.

오씨와 중국 공산정권과의 관계를 가늠케 하는 사건이 하나 있다.

조선족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대표적인 친중공 신문인 동북아신문은 지난 2016년 12월 ‘한중문화예술교류의 밤’을 다룬 기사(링크)에서 오씨에 대해 이렇게 보도했다.

“이날 수년 간 한중관계의 우호발전과 중국동포사회에 헌신해온 한국인들에게 주는 ‘고마운 한국인상’에는…’종교와 OO’ 대표 오명옥이 수상했다.”

한국에서 이단연구자로 활동하는 오씨가 ‘한중관계 우호발전과 중국동포사회’에 어떤 헌신을 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오씨가 한국에서 파룬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조성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 게 2016년 초반부터다.

오씨의 활동은 한 국내 커뮤니티에도 소개됐다.

온라인 커뮤티니 화면 캡처

닉네임 ‘중원의OO’를 쓰는 한 이용자는 지난 2018년 오씨가 벌인 파룬궁 반대 사진전 게시물을 같은 날 10개가 넘는 갤러리에 빠짐없이 올리는 꼼꼼한 모습을 보였다.

닉네임 ‘중원의OO’가 작성한 댓글과 게시물 숫자 | 디시 인사이드 화면 캡처

 

닉네임 ‘중원의OO'(아이디 chinaOOOO)가 작성한 게시물 목록 | 디시 인사이드 화면 캡처

이 이용자는 해당 커뮤니티에 글 2175개, 댓글 1389개를 작성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마지막 작성일자는 올해 1월 8일이었다.

작성한 ‘중원의OO’의 글 대부분은 ‘미국놈들(미제)’, ‘정신병보단 무신론 국가 중국이 낫지 않냐’ 등 미국과 기독교와 이슬람교 등 모든 종교를 비난하고 무신론과 중국을 편드는 내용이었다.

이 이용자가 오씨의 활동을 알리는 게시물을 순수하게 자원해서 여러 갤러리에 정성껏 올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무신론을 내세우는 중국 관련 단체로부터 상을 받은 ‘이단연구자’와 미제를 비난하고 무신론 중국을 칭송하는 내용의 게시물과 댓글을 3천여개 올린 ‘중원의OO'(아이디 chinaOOOO).

이들의 수상한 공조는 ‘차이나 게이트’를 그저 의혹으로만 보기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사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