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교칙 어기고 교실에 BLM 포스터” 항의한 美 초등생 화제

하석원
2021년 06월 24일 오후 3:50 업데이트: 2021년 06월 24일 오후 7:24

미네소타 레이크빌의 9세 초등학생, 이사회서 항의
“학교 측이 정치활동 금기 교칙 어기고 정치적 메시지”

교내 정치 활동을 금지한 교칙을 어기고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포스터를 교실에 붙인 교사에 항의한 9세 아이의 사연이 미국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남부 레이크빌의 한 초등학교 학생 노바리(Novalee)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교실에 걸린 ‘블랙라이브스매터(BLM·흑인생명도 소중하다)’ 포스터 철거를 요청한 동영상(링크)으로 주목을 받았다. 노바리는 본명이 아니라 이 학생이 자신을 부르는 별명이다.

노바리는 지난 8일 열린 학교 이사회 회의 자유발언 시간에 발언대로 나와 교실의 교사 전용 게시판에 ‘BLM’과 ‘아만다 고먼’(Amanda Gorman)의 포스터가 걸려 있는 것은 앞서 학교 이사회 회의에서 발표한 ‘교내 정치활동 금지’ 규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고먼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를 낭독한 시인으로 페미니즘, 인종 이슈의 아이콘이다.

이 학교 이사회는 2주 전 열린 학교 이사회 회의에서 교내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전파하는 활동을 금지하고 BLM 포스터 등을 발견하면 이를 제보하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학교 교장은 ‘해당 포스터를 만든 것은 학교 이사진’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매우 화가 났습니다”라고 운을 뗀 노바리는 준비한 원고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바로 이 회의에서 여러분이 한 말을 믿었습니다. 2주 전 내가 여기에 왔을 때는 우리 학교에서 BLM을 보면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이 포스터를 만들었다면, 그것들이 우리 학교에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어 “(포스터에 담긴) 의미는 경찰을 제거하고 폭동을 일으키고 건물을 불태우는 행위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이며, 주지사 (팀) 왈츠가 왕좌에 앉아 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라며 포스터의 색깔과 글꼴에 변화를 준다고 9세인 자신이 그 의미를 모를 줄 알았다면 잘못된 생각이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자신은 ‘인종’이 아닌 ‘태도’로 사람을 판단한다며 학교 교육위원회는 피부색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노바리는 또한 “여러분은 제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스스로 정한 규칙마저 지키지 못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매우 실망했습다”라고 했다. 그는 급우들에게 제안하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학교에서 포스터를 치워버립시다. 용기는 전염성이 있어서 또 다른 용기로 이어집니다.”

에포크타임스는 이에 관해 해당 학교와 관할 교육위원회에 논평을 요청했다. 답변을 받으면 기사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한편, BLM 운동은 경찰 등 법 집행기관이 흑인을 차별하고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다는 비난 여론과 함께 2013년 처음 시작됐으며, 이후 동명의 운동단체가 등장하면서 경찰·교도소 폐지, 가족 해체와 사회기관을 통한 공동 육아 등 급진 좌파 사상으로 사회를 개혁하자는 움직임으로 확대됐다.

BLM 운동을 초기에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인 패트리스 컬러스와 알리시아 가자는 자신들을 “훈련받은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소개했다.

이번 BLM 포스터 철거 요구가 제기된 학교가 위치한 미니애폴리스는 작년 여름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이 발생하고 그 여파로 시위가 벌어진 지역이다.

이 시위를 통해 BLM 운동은 세계적 주목을 받았으나, 시위 중 적지 않은 경우가 폭력적으로 변질돼 폭동, 방화로 이어졌으며 사유재산 약탈과 공공기물 파괴를 초래했다.

/하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