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화물선박, 대기열 긴 서부 대신 우리쪽 오라…만반의 준비”

앨런 종
2021년 10월 26일 오후 12:16 업데이트: 2021년 10월 26일 오후 12:34

서부 항만 대란으로 미국의 공급망 차질이 심화하는 가운데, 동부 플로리다가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했다.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미국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된 항만 대란과 관련해 “플로리다의 항구들이 해결책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플로리다 항구들도 화물 하역 용량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항이나 롱비치항 대신 해운업체들이 플로리다 쪽으로 노선을 변경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물류가 이동하는 중국-미국 서부 항로의 종착지인 LA항과 롱비치항에는 150여척의 컨테이너선이 입항 대기 중이다.

두 항구로 들어오는 화물은 미국 전체 물동량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이미 항구의 컨테이너 보관용량은 포화상태인 데다 입항 수속과 하역, 컨테이너를 반출할 트럭 운전기사들까지 부족 사태를 빚으면서 대기시간은 하염없이 길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주요 민간 물류 업체와 항만 측에 주7일 하루 24시간 근무를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항만 관계자에 따르면 24시간 근무 체재가 갖춰지더라도 내년 여름까지 항만 대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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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 앞바다에 대기 중인 선박들 | 존 프레데릭스/에포크타임스

드산티스 주지사는 “이미 몇몇 선박들은 플로리다로 경로를 바꿨다. (서부 항구) 앞바다에서 며칠씩 기다릴 바에는 플로리다로 오는 게 나을 수 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겨우 시범적으로 주7일 24시간 체제에 돌입한 LA항과 달리 플로리다의 항구들은 이미 24시간 체제로 운영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항만 대란은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필요한 핵심 부품 공급 차질로 이어지면서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딛고 일어서려는 경제에 또 다른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공장들은 가동을 중단하고 일시 폐쇄에 들어갔으며, 다른 사업자들도 공급 부족을 우려해 사업을 축소하거나 투자를 늦추고 있다.

공급망 차질은 경제 회복을 저해하고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해 미국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심각한 이슈로 접근한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21일 “공급망 차질이 특히 단기적으로 일반인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엄청난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기간 억눌렸던 소비가 연말 소비 대목을 맞아 터져 나온 가운데, 석유 등 연료비축수요, 제조업체의 생산 중단 및 재고 감소, 노동시장의 인력 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전에 없던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여행, 숙박, 외식 등 서비스업종에서 이뤄져야 할 지출이 다른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매우 이례적이며 충격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20일 MS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전에는 관심 두지 않았던 상품과 생필품을 게걸스럽게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