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박물관 찾아가 유물 훔친 도둑이 “내가 주인이다” 주장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황효정
2020년 09월 28일 오전 10:0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42

프랑스의 한 박물관을 찾은 아프리카인이 전시물을 훔쳤다가 붙잡혔다.

지난 6월 12일과 7월 3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케 브랑리 박물관과 마르세유 한 박물관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콩고 출신의 음와줄루 디야반자(Mwazulu Diyabanza) 씨는 두 차례에 걸쳐 박물관에 전시된 아프리카 유물을 꺼내 가지고 나가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디야반자 씨는 박물관에 들어가 유물을 꺼내고 체포되는 장면을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 중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이에 관해 아프리카 사회 운동가인 디야반자 씨는 자신의 행위가 과거 프랑스의 식민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디야반자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고향에 있어야 할 유산을 강탈하는 바람에, 돈을 내고 이를 봐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행동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 브랑리 박물관은 도둑질한 물건들을 전시하는 곳”이라며 “주인이 자신의 소유물을 발견해 다시 가져가려고 한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디야반자 씨는 재판을 앞두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디야반자 씨 측 변호사는 “이 사건에 도둑이 존재한다면 피고인 측이 아닌 원고인 측”이라며 “우리는 노예제와 식민주의를 재판에 부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8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가 과거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약탈한 문화재를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전달받았다.

그러나 보고서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프랑스가 아프리카에 실제로 반환한 유물은 단 하나뿐이다.

디야반자 씨는 “우리는 유산을 잔인하게 빼앗겼다”며 “우리 예술품과 유물이 갇힌 곳이라면 그게 어디든 가서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