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위마오춘 WSJ 기고문 “우한 실험실 유출로 전 세계 위험”

류지윤
2021년 02월 25일 오후 1:40 업데이트: 2021년 02월 25일 오후 6:03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과 그의 대중정책 수석고문인 마일스 위(중국명 위마오춘·余茂春) 박사가 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으며, 중공이 이를 허술하게 대처해 전 세계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와 위 박사는 23일(현지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에서 “중국 공산당(중공)은 바이러스 연구에 집착하면서도 실험실 생물 안전 규범을 중시하지 않았다”며 “2019년 중공의 허술한 코로나19 대처로 전 세계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중국의 무모한 실험실이 세계를 위험에 빠뜨렸다(China’s Reckless Labs Put the World at Risk)’는 제목의 글에서 “중공의 군 과학자들은 세계 다른 지역에서 지난 200년간 발견된 모든 바이러스 종류에 맞먹는 2000종의 새로운 바이러스를 10년 사이 찾아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엄청난 규모의 바이러스 연구를 밀어붙이면서도 생물학적 안전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우한에서 새어 나온 코로나19가 이를 증명했다. 그 대가와 세계에 끼친 해악은 엄청났다. 이런 상황이 계속돼선 안 된다. 중공이 기본적인 투명성 요구를 포함한 글로벌 생물학적 안전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면, 세계는 반드시 그 책임을 중공에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치권이 당파를 초월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도 마찬가지 발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미 국무부가 2018년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생물안전 문제 관련 메시지를 보낸 것만 해도 2건이라고 했다. 이 메시지에서는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SARS-CoV-2)의 ACE2 수용체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과학자들에게 발견되면 사람 간 전파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당시 우한 국가생물안전실험실 주임이었던 원지명(袁志明·위안즈밍)도 WSJ에 “생물안전실험실은 인류에게 혜택을 주지만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라며 중국 실험실 운영진의 운영 노하우 및 지원 부족,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바이러스 연구소 운영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관리 소홀은 시진핑 자신도 인정한 부분이다.

작년 초 우한에서 전염병이 확산하자, 시진핑은 중국 관계 당국은 “결함과 구멍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며 새로운 생물학적 안전법을 국가안보체제의 일부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폼페이오와 위 박사는 이번 WJS 기고문에서 우한 바이러스 실험실에서 실험용으로 사용된 동물이 중국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철저한 감시와 법적 책임이 필요하지만 중공 당국은 자국 실험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에 저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두 사람은 중공 인민해방군이 바이러스를 이용한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고 있음을 시인했고, 지난 1월 미 국무부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가을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직원들 사이에 기이한 질병이 퍼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위험한 연구를 계속하면서도, 위험 신호가 계속 포착됐는데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전 세계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게 마지막 비극이라는 보장도 없다”며 중공 당국이 계속 정보를 은폐하고 내부고발자들을 입막음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중공 지도부는 코로나19의 진원지와 자신들의 생물학적 보안이 심각하게 허술하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생물 안전 체계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잘못을 바로잡고 위험한 야욕을 억제하라고 중공에 촉구했다.

지난 1년간 중공의 ‘전문가’와 외교관, 관영 선전언론들은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가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을 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팀은 지난 1월 우한에 도착해 수 주간 역학조사를 마친 뒤 “실험실 유출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곧이어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모든 가설이 고려되고 있다”는 모호한 발언을 남겼다. 바이러스 기원이 중국이 아닐 가능성도 열어뒀다는 의미다.

국제조사팀의 최종 조사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중공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WSJ 기고문 공동 저자인 마일스 위 박사는 미 국무부 대중정책 수석 고문을 맡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책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트럼프 퇴임 이후 폼페이오 전 장관과 함께 허드슨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