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속 중국 정세…익명 지식인들, 6중전회 직전 “대만 침공 반대” 선언

탕하오(唐浩)
2021년 11월 11일 오전 12:4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2

중국 공산당(중공)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가 8일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이 회의는 차기 지도부 밑그림을 확정 짓는 매우 중대한 모임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논의 중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회의장 밖에서는 벌써부터 중국 사회의 엘리트들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려는 중공 당수에게 공개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인터넷상에 ‘내전 반대 선언(反內戰宣言)’이 전해졌다. 서명자 명단은 없고, ‘중국사회과학원 대만문제 전문가, 정협 민진(民進)·민건(民建) 중앙 등 민주당파 평화 반(反)내전 인사’ 명의로 발표했다. 이 선언은 6중전회 개막 이틀 전에 나온 것이어서 베이징 당국을 겨냥한 것임이 분명하다.

가장 특별한 것은 ‘중공이 대만을 공격해서는 안 되는 이유’ 다섯 가지를 들어 대만 침공을 반대했다는 점이다. 이 다섯 가지 이유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과거 국민당과 공산당의 싸움이 중화민족으로 하여금 서로 창칼로 맞서게 해 끝없는 고난을 초래했다. 양안의 지도자는 역사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

▲ 대만의 국호(國號)는 여전히 ‘중화민국’이며, 법적으로 몽골, 해삼위(海參崴·지금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강동육십사둔(江東六十四屯) 등 300만k㎡에 가까운 영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으며, 만약 내전을 치른다면 중국은 이 영토들에 대한 권리를 잃게 된다.
강동육십사둔은 아무르강(헤이룽강, 黑龍江)의 좌안(左岸)으로, 중국의 헤이허(黑河)시와 러시아의 블라고베시첸스키시 사이에 있는 옛 중국인 거주 지역이다.

▲ 대만은 장징궈(蔣經國) 통치 시기 이후 민주사회에 진입해 인민을 편안히 살게 했고,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 이상에 달한다. 중공은 이런 대만을 ‘도탄에 빠졌다’며 구원할 이유가 없다.

▲ 양안이 다시 전쟁을 하게 되면 중화민족의 원기(元氣)가 크게 손상될 것이고 국제적으로 망신을 살 뿐만 아니라 국제기구로부터 반인류죄, 전쟁죄, 집단학살죄 등으로 책임 추궁을 받을 것이다.

▲ 내전을 벌이는 것은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고 평화통일의 원칙에 반한다.

이 선언문은 비록 실명 서명은 하지 않았지만, 글의 내용으로 볼 때 중국 근대사의 세부적인 내용을 잘 아는 지식인 엘리트들이 쓴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들은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법리적 주권의 차이를 냉철하게 구별하고, 과거 국공내전이 초래한 막대한 손실을 성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베이징 당국이나 중국 공산당을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매우 민감한 몇 가지 핵심 사실을 공개적으로 폭로하거나 시인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70여 년간 감히 마주하지 못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이하 선언문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중화민국, 완전한 영토 주권 보유…중공보다 먼저 건립

선언문에서 이들은 ‘대만의 국호는 중화민국이고, 법리상으로는 몽골, 강동육십사둔 등의 영토를 주장할 권리를 가지며, 만약 내전이 일어나면 중국은 이들 영토에 대한 주권을 주장할 권리를 잃게 된다’고 했다.

이 대목을 살펴보면, 중화민국의 역사적 존재는 물론 중화민국의 주권이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중화민국 헌법 제4조에 근거해 외몽골 등에 대한 영토 주권, 즉 중화민국 초기의 완전한 영토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화민국 헌법 제4조는 영토의 범위를 명시하지 않고 “고유의 영토는 국민회의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서는 변경할 수 없다”고만 했다. 하지만 대만의 ‘국민회의’는 2005년 운영을 중단하기 전까지 영토 범위를 변경하지 않았다. 따라서 중화민국 대만은 외몽골, 강동육십사둔 등의 영토에 대한 주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양안 전쟁에 반대하는 이 엘리트들은 대만이 중화민국의 주권과 영토를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하나의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배치된다.

“전 중공 지도자, 나라 땅 팔아넘겨…매국 행위”

이 선언문이 외몽골, 해섬위, 강동육십사둔 등지의 영토를 언급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외몽골은 원래 중화민국의 ‘몽골’이었지만, 구소련이 개입해 외몽골의 독립을 부추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국민정부는 항일전쟁에 대한 소련의 지지가 필요했기 때문에 외몽골의 독립을 승인해야 했다.

그러나 해섬위와 강동육심사둔은 외몽골과는 다르다. 이 영토에 대한 주권은 1991년 당시 장쩌민(江澤民) 공산당 총서기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과 협정을 맺고 포기했다. 그래서 장쩌민은 대만 땅 40배에 달하는 영토를 팔아먹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장쩌민의 매국 행위는 중국 공산당 내에서는 언급할 수 없는 비밀이다. 그런데 지금 이 ‘내전 반대 선언’은 중국 공산당이 영토를 할양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위대한 부흥’을 이루려면 반드시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한 주권의 완전성과 정당성은 중화민국 대만에 미치지 못한다.

“공산 중국보다 월등히 앞선 ‘중화민국’ 대만의 정치·경제”

최근 대만에 여론 공격과 무력 공갈을 계속하면서 대만의 존재를 폄하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은 6중전회를 앞두고는 시진핑이 중국을 잘 이끌었다고 치켜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선언문은 대만은 이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민주사회이고, 정치적·경제적으로 상당히 성숙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에 이르러 국민이 편안히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그렇다면 중국 상황은 어떤가? 2020년 5월 리커창(李克強) 총리는 “지금 월수입이 1000위안(약 17만원)이 채 안 되는 중국인이 6억명이나 된다”고 했다. 중국의 1인당 소득은 3만위안(약 4700달러)으로 대만의 3만달러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선언문은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해방할’ 정당성이 없다고 한 것이다.

“중공, 반인류적 만행 저지른 집단…전쟁 일으키면 후폭풍 거셀 것”

선언문에는 중공이 전쟁을 시작하면 국제기구가 반인륜죄, 전쟁죄, 집단학살죄 등으로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며 전국 각 계층과 각 민족이 함께 내전에 반대할 것을 호소했다.

이는 중공이 대만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을 때 국제형사재판소 등 국제사법기구가 다루게 될 죄목을 열거한 것이지만, 사실 중공은 이미 반인류 범죄와 집단학살 만행을 자국 영토 내에서 오래전부터 저질러 왔다.

신장 위구르족, 파룬궁 수련자 등을 억압한 중공의 박해는 이미 국제사회로부터 반인륜 범죄와 집단학살죄로 규정됐다.

그렇다면 이 선언문이 이런 국제적인 범죄를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만을 공격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주의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즉, 중공이 대만을 공격하면 국제사회가 전쟁을 벌인 데 대한 책임 추궁은 물론 인권 박해, 심지어 강제장기적출 만행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이니 도발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다.

또한 이는 공산당 정권이 서슬 퍼런 감시를 펼치고 있는 중국 본토 내부에도 내전 혹은 타국 침공에 반대하는 지식인들이 아직 살아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