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원에서 대규모 마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철원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5일동안 누적강우량 최대 67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로 불어난 물이 마을 하나를 통째로 집어 삼켰다.
어른 키 높이까지 물이 차 올랐다.
119구조대가 보트를 이용해 저수지처럼 변한 물 위를 오가며 주민 구조에 나섰다.
이 마을에 고립돼 있던 주민 30여 명 가운데 10명 정도는 빠져나왔다.
그러나 나머지 20여 명은 대피를 하지 않고, 마을에 남았다.
왜 그랬을까?
주민들 대부분은 축산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다.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던 소를 차마 놔두고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들은 비가 쏟아지자 불안함에 울어대는 소들 곁에 임시 피난처를 꾸렸다.
피난소에 발이 묶이면 당장 소를 돌볼 사람이 없다 보니 스스로 수해현장에 남았다.
가축 걱정에 차마 대피소로 향하지 못한 주민들은 이 비닐하우스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주민들은 비닐하우스 비닐을 이불 삼아 가축들과 함께 비바람을 맞았다.
덕분에 차 안에서 밤을 새워가며 돌본 암소는 호우 속에서도 송아지를 건강하게 낳았다.
주민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사상 초유의 수해 속에서도 철원 지역 가축 피해는 3마리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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