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고립된 마을로 드론을 띄워 7살 천식 응급환자 생명을 구한 소방대원

이현주
2020년 08월 11일 오후 1:5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전 9:33

불어난 강물에 고립된 어린이가 소방대원의 도움으로 소중한 목숨을 지켰다.

9일 충북 영동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충북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에서는 7살 어린이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평소 천식을 앓고 있는 A군은 주말을 이용해 영동군 외갓집에 놀러 왔다.

KBS

그러나 갑자기 천식 증상이 악화됐고, 평소 복용하던 약을 소지하지 않은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폭우에 도로가 침수되면서 마을 진입로가 끊겨 약을 구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신고를 받고 영동소방서 학산119안전센터 구급대가 출동했다.

KBS

하지만 구급차 역시 도로 침수로 인해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구급차는 “신고자에게 접근이 불가능하다”며 지원 요청 무전을 보냈다.

그때 인근 마을에서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던 영동119구조대 소속 박국진 소방장은 평소 차에 싣고 다니는 개인 드론이 생각났다.

KBS

박 소방장은 A군에게 전달할 기관지 확장제를 드론에 테이프로 붙여 띄웠다.

신고자가 너무 먼 거리에 있어서 통화하면서 계속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다행히 드론은 의약품을 봉곡리 마을회관 인근 건물로 무사히 전달했다.

KBS

박 소방장은 “원래 배달용 드론은 아니지만, 약이 비교적 가벼워 매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비가 내려 약이 떨어질 우려가 있었지만, 무사히 약을 보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약을 복용한 A군의 상태는 호전됐다.

A군은 침수된 도로에 물이 빠진 다음날 무사히 자택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