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고 어렵게 생활하는 독거노인 위해 ‘백반 1천원’에 파는 천사 식당

김연진
2019년 11월 17일 오후 7:23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50

‘서민들의 음식’이라고 불리는 국밥도 한 그릇에 최소 6천원인 시대다. 비싼 국밥은 1만원을 넘기도 한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1천원짜리 백반’을 팔고 있는 식당이 있다. 바로 광주 대인시장에 있는 ‘해뜨는식당’이다.

지난 2010년, 이곳 식당의 주인이었던 故 김선자 할머니는 사업 실패로 끼니를 때우기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1천원 백반’을 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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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을 운영하거나 폐지를 주우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독거노인들이 제대로 밥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값싼 백반을 제공한 것이다.

이곳 식당의 백반에는 밥 한 공기, 반찬 세 가지, 된장국이 포함된다. 가격은 단돈 1천원.

사실 김선자 할머니는 어려운 이웃에게 공짜로 밥을 주고 싶었다.

故 김선자 할머니 / SBS ‘궁금한 이야기 Y’

하지만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고 당당하게 밥을 먹고 가라는 뜻에서 1천원을 받기로 결심했다. 당연히 식당은 적자에 허덕였지만, 할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지난 2012년 김선자 할머니가 암에 걸려 식당 영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광주신세계, 한화생명 등 기업들의 후원 및 지원이 이어지면서 2013년 6월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故 김선자 할머니 / SBS ‘궁금한 이야기 Y’

이후 2015년 김선자 할머니는 “계속해서 식당을 운영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딸 김윤경씨는 그 따뜻한 마음과 선행을 이어가기 위해 ‘해뜨는식당’의 운영을 맡기로 하고, 지금까지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

KBS2 ‘VJ 특공대’

지난해에는 식당이 있던 건물이 매매되면서 운영 중단 위기를 맞았지만, 다행히도 그 주변에 공간이 마련돼 내부 공사를 마친 후 영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故 김선자 할머니의 1천원 백반은 적자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 따뜻한 마음과 실천이 삭막한 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