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 해가며 배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한 선수의 생애 첫 MVP 인터뷰

김우성
2021년 02월 16일 오후 3:2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22

지난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가 열렸다.

GS칼텍스는 세트스코어 3-0으로 흥국생명을 제압했고, 이날의 주인공은 김유리 선수였다.

김유리 선수는 9득점(속공 9개)을 기록하면서 데뷔 11년 만에 첫 경기 MVP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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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인터뷰를 위해 김유리 선수가 마이크를 잡았을 때, 그 앞으로 동료들이 모여들었다.

김유리 선수는 “은퇴할 때까지 (MVP를) 한 번도 못 탈 줄 알았는데 너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힘겨웠던 지난날이 떠올라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KBSN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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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유리 선수는 이날 상대였던 흥국생명의 유망주였다.

2010~2011시즌 큰 꿈을 안고 입단했지만, 한 선배의 지속적인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코트를 떠났다.

이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대구시청, 양산시청 등 실업팀에서 활약했다.

배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김유리 선수는 2014~2015시즌 IBK기업은행과 계약하면서 프로 무대에 복귀했다.

그리고 여러 팀을 옮겨 다니다가 현재 GS칼텍스에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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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선수는 SNS를 통해 “데뷔하고 31살에 첫 MVP 선수 인터뷰라는 걸 했다”며 “내가 받아 마땅한 건지 의심도 했고 놀랐고 울컥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다시 돌려보면 울컥하고 마음이 몽글몽글 거린다”며 “지금까지 연락해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하고, 같이 축하해주셔서, 같이 울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김유리 선수의 인터뷰를 지켜보던 동료도, 해설위원도 다 함께 눈물을 흘렸다.

김유리 선수의 지난 11년이 얼마나 힘들고 긴 시간이었는지, 김유리 선수를 옆에서 지켜본 그들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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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선수는 끝까지 자신을 믿어준 동료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나의 첫 인터뷰를 다 같이 축하해준 우리 동생들, 못난 언니 잘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맙다”

“늘 하는 말이지만, 배구도 잘해야 하지만, 인성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말자!”

최근 배구계가 학폭 논란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김유리 선수의 첫 MVP 소감이 재조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