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美하원의장 8월 대만 방문”…유럽의회 부의장은 19일 도착

강우찬
2022년 07월 20일 오전 10:39 업데이트: 2022년 07월 20일 오전 10:51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다음 달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는 사정에 밝은 소식통 6명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내달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직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찾는 것은 지난 1997년 민주당 클린턴 행정부 때 공화당 소속 뉴트 깅리치의 방문 이후 25년 만이다.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두고 미 행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에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 일행은 대만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하와이에 있는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도 방문할 예정이다.

당초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대만을 찾으려 했으나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자, 일정을 연기했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녀는 앞서 1월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과 화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중국은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당시 체결한 미중 사이 3개 중대 문서) 규정을 엄중 위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만약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조성되는 일체 결과는 미국 측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반대에도 서방 국가들은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니콜라 비어 유럽의회 부의장은 19일, 사흘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유럽이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니콜라 비어 유럽의회 부의장(우)이 19일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 중앙사

비어 부의장은 중국 공산당의 홍콩 탄압 등을 언급하며 “지금은 대만 편에 서야 할 때”라며 “민주적인 대만에 대한 중국의 침략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흘간 대만 방문 기간 차이잉원 총통 등 대만 관리들을 만날 예정이다.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은 18일부터 4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 중이다. 그는 차이 총통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략적 모호성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시 미국이 개입할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이다.

에스퍼 전 장관은 과거에는 전략적 모호성이 중국의 침공을 억제하고 대만의 극단적 독립 추구를 자제하는 효과를 냈지만 지금은 오히려 지역의 불안정성만 높이고 중국 공산당의 침공 야욕을 조장하고 있다며 미국이 단호하고 분명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